[모건스탠리 '한국리포트'] '韓.日 차이점은'

요즘 한국 경제가 금리의 하향 안정세에도 불구, 기업의 설비투자가 계속 위축돼 있고 증시가 침체 양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이른바 ''일본형 장기 불황''의 초입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모건 스탠리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기업의 국제 경쟁력 등 근본적인 측면에서 맞비교할 수 없는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우선 한국의 통화 약세가 일본과의 핵심적인 차이라는 것.

일본 경제는 초저금리와 투자 부진이라는 ''이상한 균형''을 견뎌내기에 충분하게끔 강한 통화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기업을 부채 함정에서 지켜 주는데는 일정한 효과가 있는 반면 수출업체들에는 부담을 가중시키는 문제를 수반한다.그러나 일본 기업들은 전자와 자동차 등 핵심 수출업종을 중심으로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기술과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일본이 대규모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개혁되지 않은채로 10여년간 방치돼 있는데도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수출업체들이 구조적인 원화 강세를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더구나 한국의 수출 의존도는 일본에 비해 4배 이상이나 높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는 상당한 경제적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 결국 기업 부문의 재무구조 부실로 내수가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를 유일한 정책 수단으로 택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