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40% '빚내 주식투자' .. 지난해 92조 손실

개인투자자중 40%는 여윳돈이 아닌 빚을 내 주식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하강속에 증시침체가 지속될 경우 이들 중 상당수가 파산위기를 맞을 수도 있어 파산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5일 한국은행의 ''가계대출 급신장의 배경 및 문제점''이란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소시장에서 48조3천억원, 코스닥시장에서 44조원을 합쳐 92조3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개인 가처분소득의 25%를 날린 셈이다.

또 개인투자자 5천6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0.9%가 금융기관 차입금으로 투자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조사됐다.한은 관계자는 "대부분 빚을 갚아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지만 증시침체로 상환능력을 잃어버린 사람이 많다"며 "최근 들어 가계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는게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들어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이 급증하는 데다 잠재적 파산자인 신용불량자 수도 2백50만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개인(소비자) 파산제를 손질, ''선의의 파산자''들에게 경제적 갱생 기회를 넓혀줘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법원의 한 관계자는 "현행 개인파산제는 일단 파산자라는 낙인을 찍은 뒤 재활의 기회를 열어주는 사후적 구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개인 역시 기업처럼 파산절차에 이르기 전에 법원의 중재로 채권자들과 협의해 채무를 감면받는 ''소비자 워크아웃(work-out)제'' 도입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