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경쟁력이다] (14) '과학계'..바이오연구 등에 '우먼돌풍'

과학계에도 우먼파워가 거세다.

여성과학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생명과학 정부관련 기관, 대학,연구소 등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또 바이오 벤처기업을 설립, 관련 기술을 상업화하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교적 여성적이라고 여겨지는 생물학 분야에 여성들이 대거 집중해 있어 관련 인력이 풍부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비율이 높은 약학, 의학, 화학 전공자들이 유학을 떠나면서 전공을 생명과학으로 바꾼 것도 한몫을 했다.생명공학연구원에는 연구과제의 특성상 특히 여성과학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다른 정부출연연구소의 여성과학자 비율이 10% 안쪽인데 비해 생명연은 20%가 넘는다.

이 중 식물세포공학실의 배현숙 박사와 미생물공정연구실의 강현아 박사는 장래가 촉망받는 젊은 여성과학자로 꼽힌다.배현숙 박사는 식물발생을 조절하는 식물세포의 신호전달메커니즘이 주요 연구분야다.

현재 식물돌연변이체를 연구하고 있으며 식물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식물호르몬 신호전달의 유전체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배 박사는 몇년전 단백질에 관한 연구로 영국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에 커버스토리로 소개되기도 했다.강현아 박사는 효모를 이용한 재조합 의료용 단백질의 대량생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와 공동으로 진행되는 이 연구결과는 혈액관련 의약품으로 개발될 재조합 인체 혈청 알부민과 차세대 골다공증 치료제로 떠오르고 있는 재조합 인체 부갑상선 호르몬을 대량 생산하는데 응용된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이영숙 교수는 식물이 빛에 반응해 잎을 여는 운동과정을 밝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농업, 환경분야에 응용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교수의 연구결과는 식물생리학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식물생리학''에 커버스토리로 소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 이정옥 박사는 새로운 항암제 개발을 위한 약효평가와 작용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등 항암제 연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 박사는 충남대 약학대학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화학연구원 의약스크리닝팀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배은희 박사, 생명공학연구원 홍효정 박사는 바이오벤처를 창업, 연구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상용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배은희 박사는 지난해 4월 KIST 의과학센터연구원과 의대교수를 중심으로 ''리젠바이오텍''을 설립했다.

리젠바이오텍은 조직재생 개념을 도입, 이식용 치아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HA코팅 임프란트의 단점을 보완한 ''키토산 코팅 기술''은 이미 특허를 등록한 상태다.

홍효정 박사는 지난해 5월 에이프로젠을 설립했다.

이 회사의 주요 사업 영역은 항체공학, 단백질공학, 동물세포공학 분야의 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오 의약품을 전문적으로 개발.상품하는 것이다.

홍 박사는 특히 항체공학기술을 이용해 암.자기면역질환.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질환 예방과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고 있다.

고등과학원의 송정현 박사는 여성과학자로서는 드물게 물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포항공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송 박사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현 고등과학원장인 김정욱 박사 지도 아래 박사 학위를 마쳤다.

송정현 박사는 최근 3년 동안 중성미자의 질량에 대한 이론적 연구와 가속기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고차원 현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광주과학기술원 국승희 박사는 2000년도 가을학기에 학위를 취득한 새내기 여성과학자다.광주과학기술원의 박사1호인 국승희 박사의 학위논문은 암세포 전위의 과정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것으로 외국 유명 과학전문잡지 2군데에 실릴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