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경쟁력이다] (14) '과학계' .. '눈에 띄는 과학자'

교수, 연구원중 여성의 비율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지만 일부 과학분야에선 여성과학자들이 정책, 자원배분, 기술흐름을 주도할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학기술계를 좌지우지하는 대표적인 ''중견 여성과학자''로는 단연 생명공학연구원 유향숙 박사를 꼽을 수 있다.과기부의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을 이끄는 유 박사는 최근 인간게놈의 염기서열이 밝혀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유 박사는 사업단이 진행하는 위암 간암 유전자 및 단백질의 초고속 발굴기술 개발, 한국인의 특이 단일 염기변이(SNP) 발굴, 위암 간암 관련 유전체의 기능연구, 한국인에게 자주 일어나는 질환의 유전체 연구 등의 과제를 총괄하고 있다.

유 박사는 서울대 약학대학을 나와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한국화학원의 오세화 박사는 국내 화학산업의 산증인이다.

지난 78년 산공부산하 화학연구소에 들어가 현재까지 연구생활을 하고 있는 오 박사는 지난 96년 중소섬유업체들과 공동으로 섬유직물을 고급화할 수 있는 새로운 염색기술을 개발했다.

97년에는 세계 최초로 ''가죽제품 전사날염 기술''을 개발, 가죽제품에 형형색색의 무늬를 새길수 있는 기법을 선보였다.오 박사는 초대 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을 맡으면서 여성과학자의 권익증진에 앞장서기도 했다.

단백질 접힘의 원리를 밝혀 세계 생명공학계의 관심을 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유명희 박사도 주목받는 여성과학자다.

유 박사는 지난 95년 단백질의 접힘 속도가 늦어지기 때문에 호흡기종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세계 처음으로 밝혀냈다.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세계적 과학잡지 ''네이처''에 실렸다.

이 분야에 대한 연구업적을 평가받아 유 박사는 98년초 유네스코가 처음 제정한 제1회 헬레나 루빈스타인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의학 물리 생물 화학 등의 기초응용 과학분야에서 뛰어난 여성 과학자에게 주는 상이다.

유 박사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학재단 기초생물과학분과 전문위원인 나도선 울산의대 교수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으며 최근에는 전문위원으로서 연구자금의 투자분야를 심사하는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다.

나 교수는 스트레스 관련 단백질인 아넥신의 작용 메커니즘에 관한 독자이론을 확립하고 이 호르몬이 인체세포 내에서 활성을 조절해 염증 억제작용을 갖는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나 교수는 이 공로가 인정돼 제1회 생명약학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서울대 약대를 나온 나 교수는 미국 노던 일리노이대에서 생화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미국 앨러배머 주립대 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전공학센터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