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안테나] 美 '히스토리' 채널 '케이블 역사' 바꿨다

미국의 역사전문 케이블방송 ''히스토리''가 케이블사상 최단기간에 가입자 7천만명을 확보하며 눈부신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 방송영화 주간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히스토리는 다른 채널들이 10여년 만에 달성한 7천만 가입가구를 5년 만에 이룩하며 미국 케이블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주요 시청시간대의 시청률도 MTV와 함께 15위를 차지했다.

비인기장르로 인식돼온 역사채널의 신장세는 광고와 수신료 수입에서도 두드러졌다.

1998년 4천2백만달러 수준이던 광고수입은 올해 1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수신료 수입도 98년 5천5백만달러에서 올해는 약 9천만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프로그램 제작비를 월등히 능가하는 규모다.

지난 95년 1월 첫 방송을 시작한 히스토리의 성공비결은 역사다큐멘터리의 순수성과 할리우드 상업성을 적절히 조화한 것.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전통 다큐멘터리와 퀴즈쇼나 미니시리즈 같은 할리우드풍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며 시청률도 올리고 있는 셈이다.

99년 8월 방송된 미니시리즈 ''성의 역사''의 경우 선정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인데도 케이블방송 가운데 시청률(2.5%) 1위를 차지했다.

히스토리채널이 매년 극장 개봉영화중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공헌한 작품에 ''해리상''을 수여하는 것도 상업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행사다.올 후보작들은 ''글래디에이터''''패트리어트''''U-571''등으로 오는 23일 수상작을 발표한다.

역사전문가들을 통해 영화 속의 사실성과 오류를 짚어내는 독특한 제작방식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영화 ''U-571''에 대한 접근은 히스토리의 색깔이 잘 드러난다.

히스토리 제작진들은 볼티모어에 있는 항구를 직접 찾아가고 미국과 독일의 잠수함 퇴역군인들로부터 그들의 경험을 카메라에 담았다.애브 레이븐 부사장은 "경쟁채널이 없었다는 것과 지상파 방송사들이 포기한 프로그램을 활용한 대응전략도 성공의 커다란 요인이었다"며 "히스토리채널은 이제 미국 대중문화의 중요한 한부분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