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중국 정실자본주의 논쟁

중국은 지금 정실자본주의(crony capitalism)의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 경제체제를 정면 비판한 이 발언을 둘러싸고 중국언론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발언의 진원지는 유명 경제학자인 우징롄(吳敬璉)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연구원.지난 70년대 말 덩샤오핑(鄧小平) 개혁개방 이론의 밑그림을 그린 인물이다.

그러기에 이 발언은 더 큰 파괴력으로 학계를 뒤흔들고 있다.

우 연구원은 현재의 경제체제가 시장경제와는 거리가 멀다며 직격탄을 날렸다.그는 기득권 세력의 저항으로 경제체제가 왜곡되고 있다며 일부 계층을 비난했다.

특권층이 소외계층의 불만을 악용,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더 나아가 개혁 영도세력의 착오로 대중이 크고 작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핵심층을 겨냥했다.중국은 지금 정실자본주의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는게 그의 결론이었다.

그의 경제체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달초 "중국증시는 거대한 도박장과 같다"며 증시도박장론 을 제기했다.그래도 도박장에는 상대방의 패를 보지 않는다는 룰이 있다.

그러나 "중국 증시는 그런 규칙도 없이 투기꾼이 판을 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일부 기관투자가 및 기업들의 내부거래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우 연구원의 발언은 동료 경제학자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한 우를 범했다"(리이닝 베이징대 교수)
"경제학자가 표면 현상에 미혹됐다"(우샤오치우 인민대 교수)는 등 반론이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우 연구원은 학계 동료로부터 고립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언론은 전반적으로 우 연구원의 시각에 은근히 동조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들은 지난 20년동안 먼저 돈을 벌자(先富)는 목표로 숨가쁘게 달려왔다.

각종 시장경제 시스템은 특권층을 양성하는데 기여했다.그러기에 우 연구원의 발언은 중국인들에게 과거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