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잇단악재로 '비틀'..주가 1년새 91% 추락

세계 최대 인터넷 포털업체인 야후가 ''실적악화''와 ''최고경영자 사임''이라는 악재로 비틀거리고 있다.

야후는 7일 올 1·4분기 매출이 광고수익 감소로 당초 월가의 전망치에 크게 못미치는 1억7천만∼1억8천만달러에 그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또 이번 분기중 순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후가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한 것은 올들어 두번째다.

월가의 시장조사기관인 퍼스트콜/톰슨 파이낸셜은 당초 야후가 1·4분기 2억3천2백60만달러의 매출에 주당 5센트의 순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 회사는 실적악화와 함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팀 쿠글(49)이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글 회장은 후임자가 선정되면 회장으로만 남을 계획이다.

야후는 이날 나스닥 시장에서 실적악화와 CEO 사임 소식 등으로 오전 10시(현지시간) 주식거래가 중단됐다.거래가 중단되기 직전 야후의 주가는 18% 떨어졌다.

야후 주가는 지난해 1월의 최고치(2백37.5달러)에 비해선 91%나 급락했다.

야후가 총체적인 어려움에 빠진 것은 무엇보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온라인 광고에 의존하는 취약한 재무구조 때문이다.이와 함께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기에 접어든 것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투자자들은 인터넷광고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쿠글을 포함한 경영진이 신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다고 비난해 왔다.

이에 따라 쿠글 회장은 지난 1월 유료회원제 서비스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너무 때가 늦었을 뿐만 아니라 실효성도 의심스러운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야후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수전 데커는 8일 예정된 연설을 갑자기 취소,대대적인 경영진 재정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낳았다.

얼마전 야후코리아의 염진섭 사장 등 3명의 해외 사업부 경영진이 야후를 떠나는 등 ''야후 위기설''도 제기되고 있어 이러한 추측에 더욱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최근 야후가 인수 대상으로 꼽았던 월트디즈니 비방디 비아컴 등에 의한 야후의 피인수설도 강하게 돌고 있다.

한편 야후는 쿠글의 후임자 선정과 관련,"내부 승진이 아니라 외부 인사를 찾는다는 것이 회사의 기본방침"이라며 "헤드헌터인 스펜서 스튜어트에게 적임자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쿠글 회장은 모토로라와 인터멕에서 일하다 1995년 야후 CEO에 올랐다.야후의 실적악화 소식이 전해지자 야후의 최대주주(지분 21.3% 보유)인 소프트뱅크의 주가도 일본 도쿄시장에서 2백50엔(4.8%)이나 빠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