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 조정 불가피…국내외 경기와 구조조정에 달려"

종합지수가 550선이 재붕괴되면서 연초 주가 수준으로 복귀했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2시 48분 현재 지난 금요일보다 19.21포인트, 3.40% 급락한 546.55로 지난 1월3일(510) 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하락률은 지난 2월5일(4.62%) 이래 가장 크다.시장에서는 국내외 경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미국 일본 등 해외증시 불안에다 국내 금리반등과 환율상승 등 금융시장 여건도 취약해 지수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정부의 증시부양 또는 안정의지가 확고하다는 전제 아래에서 뒷받침됐던 550선 지지 마인드도 깨져버렸고, 연기금 투자를 통해 ‘증시개입’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속절없이 하락하지 않고 반등모멘텀을 찾기 위해서는 △ 단기적으로 미국 나스닥지수가 2,000선을 지지해야 하고 △ 중장기적으로 국내외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 기업 은행 구조조정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LG투자증권의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수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한 실정이며 당장 나스닥이 2,000선을 깨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반등모멘텀은 국내외 경기 회복이 언제 가시화돼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는가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의 장득수 부장은 “일단 미국의 나스닥 급락세가 멈춰야 하는 것이 선결요건”이라면서 “추가 하락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행이나 대내외 여건상 일단 500∼52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현대지원이 현대그룹주의 단기 반등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 구조적 취약성을 더해주기 때문에 단선적인 유동성 지원만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지적한다.신영의 장득수 부장은 “현대그룹에 대한 유동성 지원으로 외국인이 은행주를 파는 등 구조조정 원칙이 다시 후퇴한 감이 있다”면서 “연기금 투자라는 안전판이 있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투명성을 찾지 못한다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 유동성 지원으로 현대그룹주만 급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동안 반도체, 통신주 급락 속에서도 잠시 외국인 매수세를 잡아놨던 은행 등 금융주가 급락하는 대가를 치르는 양상이다.

유럽계 증권사의 주식운용 임원은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이고 있으나 반도체 저점 매수나 포철, 한전 등에 대해서는 매수도 하고 있어 무작정 팔자는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세계적인 통신주 약세에다 현대그룹 지원으로 은행주는 당분간 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미국 나스닥이 2,000이 지지되느냐가 중요하지만 단기 시장전망이 의미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선물의 경우도 외국인이 증시하락을 염두에 두고 매도헤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