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눈치장세' 가벼운株에 관심을..불안한 증시 투자전략

"외풍"에 출렁이던 주가가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급매물이 대폭 줄어든 데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이 건설 증권주 등 가벼운 종목을 "사자"고 나선 결과다.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종목별 등락이 장중에도 극심했다.

전형적인 "눈치보기"장세가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외풍의 진원지인 일본과 미국이 경기회복 대책 수립에 적극 나서기로 한 데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수급논리를 앞세운 개인주도의 개별종목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대형주는 지루한 ''기간조정''이 끝나야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가벼운 개별 종목이 좋다=16일 종합주가지수는 3.16포인트(0.58%)하락한 538.67로 마감됐다.

그러나 오른 종목(4백34개)이 내린 종목(3백37개)보다 많았다.

장중 한때 상승세를 탔던 종목이 5백개를 넘기도 했다.대형주와 중형주 지수가 내린 반면 소형주 지수는 0.05% 올랐다.

특히 건설(2.13%),운수창고(2.64%),종금,증권,보험주들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조흥은행 쌍용양회 등 저가주들이 2백만주 이상의 대량거래를 수반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라미화장품 새한미디어 현대상선 청구 경남모직 동양백화점 신촌사료 등 22개 종목은 하락장속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들 종목은 재료보유주로 볼 수 없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사자''배경은=대형주가 선도주역할을 못한채 장 전체가 정체 상태에 빠지면 통상 개별종목으로 매기가 몰린다.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지루한 기간조정에 들어간 상태"라며 "이럴 경우 개미들이 기업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인기주''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오는 20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최소한 0.5%포인트 이상 내릴 것이란 예상이 잇따르면서 주가 급락 위기감이 줄어든 것도 개미들의 ''사자''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근들어 국내 기관이 주가가 520선 밑으로 내려가면 매수우위를 보이며 장세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개미들의 잔치''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투자전략=가격메리트가 부각되는 종목이 많지만 증시주변이 안정을 찾았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부장은 "일단 520선 지지에 대한 신뢰는 확인한 상태나 외생변수가 1∼2주새 소멸될 상황은 아니다"며 "주가가 오를때마다 현금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에도 미국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된다"며 "미 금리인하가 실물경제 위축을 어느 정도 막아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대우증권 이종우 팀장은 "개미들은 개별종목에서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며 "굳이 매매에 나서려면 실적호전주를 분할매수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