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00원시대] 항공.해운.정유업계 '비상'..기업에 미치는 파장

환율상승으로 달러화 부채가 많은 항공, 해운, 정유업계에 불똥이 떨어졌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갚아야할 달러부채가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국내 정유업계는 원유를 수입하고 몇개월이 지난후 달러를 결제(연지급 수입)하기 때문에 항상 1백억달러 정도의 부채를 안고 있다.

환율이 1원 오를때마다 부채가 1백억원씩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의 관계자는 "원유도입으로 인한 일평잔 달러부채가 25억∼30억달러에 달한다"며 "환율이 1원씩 오를 때마다 30억원씩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한다"고 전했다.항공회사들도 항공기를 외상으로 도입하는 과정에서 약 42억달러의 달러부채를 안고 있다.

대한항공이 28억달러, 아시아나항공이 14억달러의 부채를 갖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난 연말 1천2백60원이었던 환율이 1천3백원으로 40원 올라 1천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이밖에 한국전력 등 외화차입금이 많은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한전의 경우 지난 2월말 현재 외화부채가 81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SK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한전 4개사를 합칠 경우 환율이 1원 오를 때마다 1백53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환율이 오르면 수출업체들은 수혜가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등 조선업체들은 해외에서 선박을 수주하는데 더욱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히 이미 수주 받아놓은 물량에서 환차익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 업체들도 환율상승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컴퓨터 등 정보통신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중소 IT(정보기술)업체들도 환율상승이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휴대폰 업계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 상승보다 엔화 약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엔화 약세로 경쟁제품인 일본산 휴대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점에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