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미국 車부품시장이 뜬다] (下) '인터넷 입찰'

인천시에서 자동차부품 브레이크페달을 생산하는 C사의 요즘 분위기는 한마디로 설렘과 긴장감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오는 30일 실시되는 포드자동차의 부품공급입찰에 참여하게 됐기때문이다. 포드자동차를 한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C사의 입찰참여는 순전히 인터넷덕이다.

인터넷을 통해 부품입찰을 실시하는 포드가 이미 원하는 부품도면을 인터넷을 통해 보내왔고 입찰도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기때문이다.

포드는 이미 C사를 포함한 전세계 8개 우량업체에 입찰 참여 자격을 주었고 C사는 입찰이 열리는 시간에 포드의 인터넷망에 들어가 가격을 제시하면 된다.한국과의 시차를 고려해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9시)에 열리는 입찰에서 8개 업체가 동시에 가격을 제시하면 포드는 가격이 낮은 순으로 2~3개 업체를 추린 후 품질 가격 등을 다시 협상,최종 납품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부품입찰 등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간의 B2B거래가 이제 일반화되고 있다.

GM의 경우도 ''TradeXchage''란 전자상거래망을 갖고 있다.GM과 부품 공급업체를 연결하는 이 망은 일반 인터넷포털 방식으로 운영되며 거래 주문에서부터 대금지불까지 모두 이 안에서 이뤄진다.

"인터넷을 이용해 제조업체의 생산스케줄과 가격변동사항 등의 정보가 전체 부품공급업체에 동시에 보내져 부품공급체계상의 재고비용을 줄이고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앨런 터페 GM TradeXchange 담당임원)는 게 큰 장점이다.

개별업체의 영역을 벗어나는 거래도 활발하다.자동차부품 등 각종 부품입찰을 중계해주는 사이트(www.freemarket.com)의 경우 지난 한햇동안 무려 9천2백건의 입찰을 통해 1백40억달러의 거래를 성사시켰을 정도다.

한국업체들도 상당수 이런 거래에 참여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얘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디트로이트무역관 김재성 과장은 "디트로이트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시차가 큰 한국 업체들의 경우 과거엔 어떤 부품 공급기회가 있는지도 잘 몰랐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망을 잘 활용하면 납품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빅3''를 중심으로 한 완성차업체들은 지난해 아예 인터넷을 통한 부품 구매망을 갖추기로 합의하고 현재 시험가동 중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거래소인 이 망의 이름은 ''코비신트(Covisint)''.

프랑스의 르노,일본의 닛산 도요타 등의 완성차업체는 물론 델파이 존슨컨트롤 등 40여개 거대 부품 공급업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부품 공급업체 중 하나인 마빈메리터사가 코비신트에서 플라스틱 사출성형부품을 선택하는 등 지난해 4분기 이 안에서 1백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연간 7천5백억달러에 달하는 자동차부품시장 거래의 상당부분이 이 안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이제 한국의 부품업체들도 품질향상뿐 아니라 자체 웹사이트 구축 등을 통해 인터넷환경에 익숙해지는 등 전자상거래에도 눈을 떠야 할 때가 왔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