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마르 베르히만 영화제' ..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

"신은 침묵하고 있다"

북구의 영화철학자,잉그마르 베르히만(83)감독은 대표작 "침묵"(63년)에서 그렇게 말했다. 신은 있는가.

있다면 인간을 왜 고통속에 방치하는가.

구원은 무엇인가. ,스웨덴이 낳은 거장 베르히만의 영화세계는 인간존재와 구원에 대한 종교적.철학적 성찰의 여정이었다.

그의 심오한 주제의식과 실험정신은 대중매체로만 취급받던 영화의 지평을 확대하며 50~60년대 유럽 예술영화사를 새로 써나갔다.

대학로 예술극장 "하이퍼텍 나다"에서는 24일부터 4월12일까지 잉그마르 베르히만 영화제를 연다. 이 극장이 기획한 "나다 감독주간"의 네번째 시리즈. 상영작은 "한여름밤의 미소"(55년)"제7의 봉인"(57년)"산딸기"(57년)"처녀의 샘"(60년)"어두운 유리를 통해"(62년)"외침과 속삭임"(72년)"가을소나타"(78년)등 7편이다.

세익스피어 희곡을 각색한 "한여름밤의 미소"는 가벼운 희극을 주로 만들었던 초기의 작품."제7의 봉인"은 본격적으로 인간구원 문제를 파고든 첫 영화이자 감독에게 명성을 안겨준 대표작이다.

특히 "외침과 속삭임""처녀의 샘""가을소나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영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가을소나타"는 모성에 대한 통념을 사정없이 뒤집은 문제작.어머니와 고통받는 딸을 통해 실존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거장의 진지한 예술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귀한 기회다.

(02)766-3390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