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이자제한법 부활로 될 일일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5%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40% 이상 고금리를 금지하는 법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2001년 금융이 안고 있는 딜레마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제도권 금리수준만 봐서는 3년전에 폐지했던 이자제한법을 되살려야할 필요가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월 7∼9%에 달하는 유사 금융업자들의 초고리대금 영업도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고 보면 얘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사채규제 지시가 나오고 민주당이 이자제한법 부활을 검토키로 한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초고금리의 대금행위를 형사적으로 처벌하거나 그 이익을 부당이득으로 간주, 환수하려면 최고금리를 법으로 정하는 것이 형식논리상 당연히 선행돼야할 일임에 분명하다.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자제한법을 되살리겠다는데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자제한법은 그 성격상 일종의 선언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본다.과거의 경험으로 미루어 보더라도 독버섯 같은 사채업자들이 ''법으로 정한 최고금리'' 때문에 움츠러들지는 않는다.

최근들어 갖가지 상호의 유사금융업자들의 변칙적 영업행위가 늘고있는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아직도 여전한 은행등 제도권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대출기피증이 결과적으로 사채거래를 북돋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너무도 분명하다.

과도한 저금리정책도 장기적으로 사금융을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점 또한 직시해야 한다.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가 5%대라는 것은 세금을 떼고 나면 실질이자율이 연 1%에도 못미친다는 얘기로 통한다.

자칫 은행저축이 사금융쪽으로 빠져 나가도록 하는 꼴이 되지 않을지 생각해볼 점이 있다.

사채문제는 이자제한법 부활뿐 아니라 종합적인 시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