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春기획(4)-제조업 혁신] 조선 :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세계 조선시장을 16% 점유하고 있는 세계 제1위 조선업체다.

지난해에는 1973년 창사 이래 가장 많은 82척(51억4천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총 59척 4백27만GT를 건조,선박 건조량으로 따져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현대의 이같은 건조실적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90년대 초반이후 10년째 선박수주및 건조능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쟁력은 크게 세 가지점에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먼저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지켜나가면서 기술,생산성,품질,납기등 비가격 요인에서 경쟁력을 높인 결과다.

조선업에 뛰어든 초기 가격경쟁력 우위를 지키면서 품질을 개선하고 납기등 서비스를 강화해 일본과의 격차를 줄여 나간 것이다. 다음으론 기술과 품질로 유조선,벌크 캐리어,컨테이너선등 일반 범용화물선 부문에서 중국과 차별화하는 전략이 유효했다.

동시에 가스운반선,해양관련 선박 등의 고부가가치선 건조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향후에 일반 범용화물선 부문의 수요가 감소될 경우 미리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중 LNG선과 LPG선 등 가스선,엔진과 프로펠라가 2개씩 장착되어 있는 대형 쌍축유조선등 고부가가치선의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LNG선은 지난 94년부터 건조하기 시작했다.

상선의 꽃이라 일컫는 LNG선을 당시 국내 최초로 건조했으며 그동안 총7척을 인도했다.

지난 99년의 경우 국내 최초로 LNG선 2척을 한꺼번에 수주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꾸준한 생산설비 현대화와 새로운 공법 도입을 통한 생산성 증가도 현대중공업의 경쟁력 요인이다.

1천2백명에 달하는 전문 설계인원과 기술연구진으로 구성된 선박해양연구소와 산업기술연구소를 집중 지원함으로서 얻어진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의 비약적인 발전과 미래 성장잠재력은 결국 숙련된 노동력과 엄격한 품질관리,현대화된 설비,지속적인 기술개발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러나 앞으로 넘어야할 과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세계 경제의 둔화로 올해 선박건조 수요가 감소,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물론 현대중공업은 1백40여척 1백만톤(GT),75억달러에 달하는 2년반 일감을 확보해 놓고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수주실적이 다른 외국선사보다 저조할 경우 선주들이 갖는 인식등 이미지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LNG선에 이어 크루즈선 등 고부가가치선 수주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크게 오르고 있으나 과거와 달리 일본 엔화와 원화 가치가 함께 하락하고 있어 수주경쟁에서 일본 조선업체보다 크게 유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유럽 조선회사들이 국내 조선업체들을 대상으로 끈질기게 반덤핑시비를 걸고 있는 점도 현대중공업으로서는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