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春기획(4)-제조업 혁신] 조선 : (기고) 홍성인 <부연구위원>

홍성인

국내 조선산업은 90년대 들어 세계 조선업황의 호조와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로 약진을 거듭했다. 그러나 현재의 위상이 기술,품질,가격등의 확고한 기반 위에서 얻어진 것이 아니어서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국내 조선산업의 기술수준은 범용선박의 경우 일본과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일부 설계및 관리기술은 85% 수준,고부가가치선의 경우는 더 낮은 수준이다. 가격경쟁력의 경우 환율상승과 생산성 제고로 일본에 비해 약10~15% 정도 우위에 있다.

현재 환율상승으로 인한 가격메리트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계가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생산성,기술수준등 내부요인이 견실하게 뒷받침돼야 한다. 환율과 같은 산업외적인 요인에 의한 경쟁력은 효과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우선 생산구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성향상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아직도 대형 탱커의 생산성은 일본보다 약30~40%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관리기술의 향상,생산현장의 효율적 운영이 중요하다.

업계공동의 노력도 필요하다.

또 수입에 의존하는 핵심 기자재의 국산화와 수입대체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고환율 시대에는 기자재 업체와 조선업계가 공동 개발체계를 구축하고,공용 표준화 품목을 늘려 수입대체와 원가절감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고부가가치선,첨단선박,해양분야의 적극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핵심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핵심기술의 대부분을 도입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LNG선,고속 여객선등 고부가가치선의 건조기술 확보는 향후 조선산업의 기술경쟁력 제고에 핵심이다.

초고속선,초전도선,대형 여객선등 미래 첨단선박의 설계기술 습득및 개발도 시급하다.

세계시장의 불황기를 견딜 수 있도록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체질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호황기에 수익의 내부유보에 힘쓰고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로 질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탱커등 선박의 대체 수요가 종료되는 시기에 대비해 대형탱커 건조용 도크를 전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대체사업에 대한 치밀한 계획과 기반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수요창출 노력및 체계적인 투자등 일본 조선업계의 불황기 대비책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