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온건 변신' ..내각사퇴 권고안 철회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비주류인사 끌어안기에 적극 나섰다.

이 총재는 28일 ''3.26 개각''과 관련, ''내각총사퇴 결의안''을 제출하자는 강경 목소리를 잠재우며 ''원내 투쟁''이라는 비주류측 카드를 택했다.

또 대통령 중임제 ''개헌론''을 제기한 박근혜 부총재와 지난 27일 회동을 갖는 등 이들의 ''불만 달래기''에 주력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대여 공세보다는 당내 분열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게 급선무라는 ''고육책''에 따른 결정이다.

이 총재의 변화된 모습은 이날 잇따라 열린 총재단회의 당무회의 및 의원총회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그는 회의를 주재하며 "내각총사퇴 권고결의안 제출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며 사퇴안 ''철회''쪽으로 당론을 이끌었다.

회의에선 ''대통령 하야 또는 탄핵 결의안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강경목소리가 개진됐지만 ''(내각사퇴안은)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문제다''(박근혜 부총재) ''정치적 공세로 비쳐진다''(손학규 의원)는 등의 비주류측 의견에 무게중심을 둔 결정이었다.

내각 총사퇴를 강력히 주장했던 전날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이 총재는 또 비주류중진들의 당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에 대해서도 정면대응을 삼가고 유화책을 택했다.

정계개편 및 중임제개헌론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해 당을 바로 잡으라는 애정으로 알겠다"고 화답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김덕룡 부총재와 만나 ''오해''의 여지를 털어낸후 이부영 손학규 의원 등과도 별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