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현대건설 해법'] '감사보고서 뜯어보니...'

삼일회계법인이 현대건설의 결산보고서에 대해 "한정" 의견을 냈다.

한정의견은 회계처리상 일부 문제가 있다는 뜻.삼일은 해외 금융거래에 대해 일부 조회확인서를 입수하지 못한 점을 문제 삼았다.

감사범위가 제한됐다는 것이 "한정" 이유였다.

삼일은 현대전자에 대해서는 "적정" 의견을 내놓았다.그러나 특기사항을 많이 달아 회계정보 이용자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현대건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조9천8백4억원.

이같은 대규모 적자는 특별손실로 부실을 많이 털어낸데 따른 것이다.2백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5천억원이 넘는 이자비용 때문에 발생한 경상손실은 6천3백25억원.

여기에 2조4천3백95억원에 달하는 특별손실이 대규모 적자의 주범이었다.

특별손실은 주로 매각손실이나 대손충당금에서 많이 발생했다.삼일은 현대건설이 자구계획에 따른 투자유가증권 등의 매각손실 4천53억1천1백만원 이라크 등의 공사미수금중 50% 대손충당금 설정분 5천3백51억5천2백만원 사우디아라비아 미수채권 50% 대손충당금 설정분 2백2억7천6백만원을 특별손실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삼일은 원가투입 예상액과 원가에 계산될 재고자산까지 모두 당기손실로 반영했다.

공사 미수금중 5천8백58억7천6백만원과 재고자산중 3천9백59억3백만원을 평가 감액한 것이 그것이다.

지난해 완공된 공사중 예정원가를 넘어선 초과분 4천6백91억7천만원도 특별손실로 처리됐다.

결국 현대건설은 특별손실 때문에 자본금(1조3천억여원)을 모두 까먹고도 부채가 자산보다 8천5백71억원이 더 많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

현대전자 =현대건설과는 달리 감사의견은 "적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은 그러나 감사보고서 본문에 주요 소송사건 등 6쪽에 달하는 특기사항을 덧붙였다.

현대전자가 2조5천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이유 역시 특별손실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5천억원에서 금융비용 등을 뺀 경상이익은 8천억원.

그러나 특별손실이 3조3천억원에 달했다.특별손실은 반도체 가격하락과 환율변동 등에 따른 자산의 평가손실과 자구계획으로 인한 자산매각손실 등이었다고 삼일은 설명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