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전망] 엔화 하락속도 주시…"요동칠 듯"
입력
수정
달러/원 환율과 달러/엔 환율의 끈끈한 연결고리가 한달 넘게 유지될 전망이다.
월말과 분기말을 넘어 새로운 달과 분기를 맞이하는 시점이지만 시장거래자들은 "달러/엔 환율 예측이 곧 달러/원 환율 전망치와 다름없다"는 말로 다음주 환율전망을 대신했다. 또 환율상승이 수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주는 쪽으로 기울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지난주 동향 =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30일중 29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인 1,331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1,307.50원에 한 주를 시작, 이전주말의 급등세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았다. 주중반 1,300원까지 내려섬으로써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이 조정되는 듯 했다. 분위기는 지난 29일 반전됐다. 역외세력의 강한 매수세와 기업들의 선취매를 비롯한 결제수요에 더해 달러/엔 환율의 상승세가 ''달러사자''열기를 지폈다. 강세는 30일에도 이어져 장중 1,330원을 넘어섰다. 기울기가 너무 가파르다는 부담감이 자리잡고 있음에도 달러/엔이 오르는데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달러/엔 환율은 일본 기업들의 회계연도 결산을 맞은 본국송환수요로 인해 대체로 122엔대의 안정적 움직임을 보였으나 마감일을 맞아 차례로 124, 125, 126엔을 뚫고 올라섰다.
◆ 불안이 시장을 잠식한다 = 달러/엔 환율이 이미 기술적 저항선인 124.75엔을 돌파하고 30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인 126.20엔으로 치솟았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번주 환율은 당국에서 막아온 1,330원을 손쉽게 뚫고 1,335원 위에서 다음주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외에 일반인들까지 환율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강화되고 있는 전세계적인 달러강세는 원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데다 역외매수세도 여전히 복병이다. 달러/엔 환율에 따라 방향을 정하고 있는 역외세력의 성격상 달러/엔이 오르면 매수세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주는 ''불안이 시장을 잠식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달러/엔 환율변동폭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1,340∼1,350원 도달은 무난하리란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점차 130, 140엔대로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다 환율상승추세에 맞춰 업체들도 네고물량을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엔이 127엔대를 넘어선다면 1,350원까지도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기업의 선취매수성 수요 등이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보여 1,350원정도는 가야 가수요가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수급요인은 중립적 = 수급상으론 이월 네고물량과 월초 결제수요가 상충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월말임에도 네고물량보다 분기말 결제수요 확보가 더 큰 힘을 발휘했던 이번주 양상의 지속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3월에 내놓지 않은 네고물량을 출회하는 것과 환율상승기대감으로 당분간 더 묶어놓을 것이란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또 충분히 결제수요를 충당한 기업들이 이를 당분간 자제하는 방향과 우선 달러를 확보하고 보자는 대형수입업체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다. 월초에 당장 급한 수요는 많지 않을 듯 하지만 선취매수성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밖에 수요요인으로 4월 초 예정된 은행권의 외채이자상환분(2∼3억달러), 배당금송금 수요 등이 예상되고 있다.
당국의 개입강도가 현재로선 환율상승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카드로 꼽히고 있다. 3월중 물가가 전달에 비해 0.6%, 지난해에 비해 4.2% 상승, 물가부담이 점차 가중되고 특히 환율상승분의 물가반영이 아직 미흡한 점과 경기부양에 무게를 싣고 있는 당국의 대응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환율상승 제동의 관건이다.
그러나 이같은 내부적으로 통제가능한 요인외에 달러/엔 환율 급등에 의해 빚어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 대한 당국의 구두개입은 ''속도조절''외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네고물량의 경우 최근 동향으로 미뤄 하락시점일 때 급히 나오고 있음을 감안하면 달러/엔 환율이 예상외로 안정세를 찾을 경우 하락세를 좀 더 가파르게 이끌 수 있는 잠재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월중 무역수지도 큰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여 기업들은 달러가 풍부한 상태로 알려져있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쌍용정보통신의 외국인직접투자자금(FDI)유입과 관련, 이 회사의 염정태 사장은 "칼라일그룹과의 지분매각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는 들었다"고 주총에서 언급했다.
이번주 거래범위는 1,320∼1,350원으로 넓게 전망됐다.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요인 : 달러/엔 상승, 월초 결제수요 및 선취매, 전세계적인 달러강세·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요인 : 당국 개입여부와 강도, 이월 네고물량,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 유입가능성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
월말과 분기말을 넘어 새로운 달과 분기를 맞이하는 시점이지만 시장거래자들은 "달러/엔 환율 예측이 곧 달러/원 환율 전망치와 다름없다"는 말로 다음주 환율전망을 대신했다. 또 환율상승이 수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주는 쪽으로 기울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지난주 동향 =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불구하고 30일중 29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인 1,331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은 1,307.50원에 한 주를 시작, 이전주말의 급등세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았다. 주중반 1,300원까지 내려섬으로써 지나치게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이 조정되는 듯 했다. 분위기는 지난 29일 반전됐다. 역외세력의 강한 매수세와 기업들의 선취매를 비롯한 결제수요에 더해 달러/엔 환율의 상승세가 ''달러사자''열기를 지폈다. 강세는 30일에도 이어져 장중 1,330원을 넘어섰다. 기울기가 너무 가파르다는 부담감이 자리잡고 있음에도 달러/엔이 오르는데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달러/엔 환율은 일본 기업들의 회계연도 결산을 맞은 본국송환수요로 인해 대체로 122엔대의 안정적 움직임을 보였으나 마감일을 맞아 차례로 124, 125, 126엔을 뚫고 올라섰다.
◆ 불안이 시장을 잠식한다 = 달러/엔 환율이 이미 기술적 저항선인 124.75엔을 돌파하고 30개월중 가장 높은 수준인 126.20엔으로 치솟았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번주 환율은 당국에서 막아온 1,330원을 손쉽게 뚫고 1,335원 위에서 다음주 거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외에 일반인들까지 환율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강화되고 있는 전세계적인 달러강세는 원화에도 영향을 미치는 데다 역외매수세도 여전히 복병이다. 달러/엔 환율에 따라 방향을 정하고 있는 역외세력의 성격상 달러/엔이 오르면 매수세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주는 ''불안이 시장을 잠식하는'' 장세가 예상된다. 달러/엔 환율변동폭에 따라 좌우되겠지만 1,340∼1,350원 도달은 무난하리란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예측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환율이 점차 130, 140엔대로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다 환율상승추세에 맞춰 업체들도 네고물량을 쉽게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엔이 127엔대를 넘어선다면 1,350원까지도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기업의 선취매수성 수요 등이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보여 1,350원정도는 가야 가수요가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 수급요인은 중립적 = 수급상으론 이월 네고물량과 월초 결제수요가 상충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월말임에도 네고물량보다 분기말 결제수요 확보가 더 큰 힘을 발휘했던 이번주 양상의 지속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3월에 내놓지 않은 네고물량을 출회하는 것과 환율상승기대감으로 당분간 더 묶어놓을 것이란 예상이 엇갈리고 있다. 또 충분히 결제수요를 충당한 기업들이 이를 당분간 자제하는 방향과 우선 달러를 확보하고 보자는 대형수입업체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 같다. 월초에 당장 급한 수요는 많지 않을 듯 하지만 선취매수성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밖에 수요요인으로 4월 초 예정된 은행권의 외채이자상환분(2∼3억달러), 배당금송금 수요 등이 예상되고 있다.
당국의 개입강도가 현재로선 환율상승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카드로 꼽히고 있다. 3월중 물가가 전달에 비해 0.6%, 지난해에 비해 4.2% 상승, 물가부담이 점차 가중되고 특히 환율상승분의 물가반영이 아직 미흡한 점과 경기부양에 무게를 싣고 있는 당국의 대응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환율상승 제동의 관건이다.
그러나 이같은 내부적으로 통제가능한 요인외에 달러/엔 환율 급등에 의해 빚어지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 대한 당국의 구두개입은 ''속도조절''외에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네고물량의 경우 최근 동향으로 미뤄 하락시점일 때 급히 나오고 있음을 감안하면 달러/엔 환율이 예상외로 안정세를 찾을 경우 하락세를 좀 더 가파르게 이끌 수 있는 잠재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월중 무역수지도 큰 규모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여 기업들은 달러가 풍부한 상태로 알려져있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쌍용정보통신의 외국인직접투자자금(FDI)유입과 관련, 이 회사의 염정태 사장은 "칼라일그룹과의 지분매각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는 들었다"고 주총에서 언급했다.
이번주 거래범위는 1,320∼1,350원으로 넓게 전망됐다.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요인 : 달러/엔 상승, 월초 결제수요 및 선취매, 전세계적인 달러강세·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요인 : 당국 개입여부와 강도, 이월 네고물량,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 유입가능성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