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집무스타일 財界 화제 .. 오후6시 칼퇴근.근무중 '개인시간'

''1주일 5일 근무. 오후 6시면 칼 퇴근. 근무시간중 사적인 시간 확보''

세계 최강국 미국을 통치하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집무 스타일이다.이런 ''나인 투 파이브''의 부시 스타일이 미 재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하루 24시간 일하는 일 중독형의 전임 대통령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존 애시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최근 부시의 업무스타일을 ''24/7''라고 비유했다.24/7는 원래 하루 24시간, 1주일에 7일 일하는 일 라이프스타일을 뜻하는 말.

하지만 부시에게는 "1주일에 24시간, 1년에 7개월 일한다"는 뜻에서 이런 별명을 붙였다.

실제 그의 근무시간 자체가 짧은 것은 아니다.오전 7시15분에 출근해 오후 6시께 퇴근하니까 하루 11시간 정도 일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시간동안 일만 하는게 아니다.

운동도 하고 개인시간도 갖는다.토.일요일에는 일하지 않는다.

금요일도 오전 근무로 끝내는 적이 많다.

자신 뿐만이 아니다.

백악관 직원들에게도 "오래 일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사무실 이외의 삶을 즐기라"고 늘 강조한다.

최근에는 기자들에게 "기자회견이 끝나면 집에 가서 낮잠 좀 자야겠군"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적도 있다.

이런 ''칼 퇴근'' 집무스타일은 "짧은 시간동안 효율적으로 일하는 게 건전한 근무 관행"이라는 그의 지론에서 나온 것.

백악관 공보자문관인 카렌 휴즈는 재미있는 일화를 갖고 있다.

회의에 불참한 휴즈에게 부시 대통령이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아들을 치과에 데려가느라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선약이었거든요"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휴즈는 "부시 스타일이 재계의 스탠더드로 자리잡는다면 바람직한 근무관행을 낳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전문가들은 부시의 ''칼퇴근'' 스타일이 재계에까지 유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시 스타일이 성공적인 대통령이자 리더상으로 자리잡는다면 기업들도 ''경영자의 모델''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빌 클린턴 전임대통령의 일중독 스타일이 치열한 경쟁과 세계화 정보화로 대변되는 시대에 미국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런 환경에서 부시 스타일이 미 경영자들의 스탠더드로 자리잡기는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워튼경영대학원의 피터 카펠리 교수는 부시 스타일이 널리 알려지면 재계에서 ''아래로부터의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지적한다."직원들이 경영진에게 몰려와 ''백악관도 하는데, 우리가 왜 못하느냐''고 요구할지 알 수 없는 일이죠"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