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일자) 디지털 저작권보호 마땅하지만

문화관광부가 저작권법을 전면 개정, 디지털콘텐츠의 저작권 기간을 정하고 그 보호범위를 확대키로 한 시안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디지털 기술과 멀티미디어로 특징지어지는 정보기술혁명 시대에 디지털콘텐츠를 보호하고, 공정한 이용을 꾀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줄기차게 요구돼 왔다.이번 문광부의 저작권법 개정은 크게 네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디지털콘텐츠의 제작활성화를 위해 데이터베이스와 편집물에 대한 투자를 인정하는 것이고, 둘째는 온라인상에서 디지털콘텐츠 등의 저작물을 보호하는 기술적 조치는 물론 저작권 관련정보까지도 보호하는 것이다.

셋째는 디지털콘텐츠 등 저작물의 인터넷 유통을 둘러싼 온라인서비스 제공자의 책임한계를 규정했으며, 마지막으로 영상제작자의 전송권 인정 등 영상저작물 특례규정을 대폭 보완한 점이다.문광부는 이달초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공청회를 거쳐 상반기 중 시행에 들어가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 문제를 미뤄봤자 논쟁만 가열될 뿐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하다.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법적 보호는 이해당사자들간에 찬반 양론으로 갈려 심각하게 대립한 사안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의 세계적인 추세는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 지식재산권보호협회(WIPO)를 비롯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논란끝에 이를 입법화했고, 다른 여러 나라들도 그 필요성과 보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그러나 여기에는 먼저 해결해야 할 몇가지 과제가 있다.

우선 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법''과의 조정이다.

문광부는 기존의 저작권법 개정으로 디지털콘텐츠를 커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정통부는 디지털화권(化權) 뿐만 아니라 콘텐츠산업의 진흥까지도 명시하는 별도 입법을 제정해야 명실상부하게 디지털콘텐츠를 보호할 수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디지털콘텐츠 보호에는 두 부처가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그 방법이 엇갈리는 만큼 양쪽 안을 놓고 공청회 등을 통해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져야 한다.또 제작자 만이 아닌 이용자의 권리도 침해받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이외에 디지털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다는 점을 감안,저작권보호 기간도 디지털 콘텐츠의 내용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