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수주산업 枯死위기 .. 현대.동아.대우건설 부실...신인도 하락

현대건설과 대우 동아건설 등 한국의 대표적인 해외프로젝트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해외건설은 물론 플랜트 등 해외수주산업이 중대위기에 봉착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0~90년대 ''달러 박스'' 역할을 해온 해외건설의 경우 지난 97년 수주실적이 1백40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99년에는 92억달러, 작년에는 54억달러로 4년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올들어서도 1.4분기중 해외수주건수가 1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건이나 줄었다"면서 "한국업체들은 입찰초청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발주처들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국가신인도 하락과 현대 대우 동아건설 등 ''코리아 빅3'' 붕괴를 의식한 나머지 한국업체들에 대해선 국제상업은행의 복보증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최고 10%의 보증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입찰참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이로 인해 한국업체들의 "금융요구공사" 수주비중은 지난 96년 전체의 31.3%에서 작년에는 1.5%로 격감했다.

현재 국책은행 보증서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해외프로젝트는 50여건(40억달러 상당)에 달하지만 은행들이 보증을 기피하고 있어 수주여부가 극히 불투명한 실정이다.

실제로 대우건설이 싱가포르 경전철사업 수주전에서 사전자격심사(PQ)에 탈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건설은 오만 발전소 공사를 낙찰받았다가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낙찰이 취소됐고 신화건설은 부도로 쿠웨이트 원유가압장 공사를 포기했다.SK건설이 3억달러 상당의 사우디 가스분리시설 PQ에서 탈락한 것도 "빅3" 부실 등의 여파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해외입찰경쟁력이 갈수록 낮아지자 종합상사 등 관련업계도 해외사업에 주름살이 생기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