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OPEC 결속력에 균열 .. 수요 거의 정체

그동안 강력한 결속력을 자랑해 왔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드디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일까.

지난 2월 OPEC은 하루 1백50만배럴을 감산하겠다고 선언했다.그러나 실제로는 하루 1백만달러를 감산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또 3월에 들어서는 4월부터 추가로 하루 1백만배럴씩 감산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감산목표는 전혀 달성되고 있지 않다.지난해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회원국들이 생산설비에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쿠웨이트와 베네수엘라를 중심으로 회원국들의 추가 생산능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애널리스트들은 멀지않아 일부 OPEC 회원국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합의된 쿼터량을 초과생산하는 일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OPEC의 결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와 같은 시나리오는 결국 OPEC의 내부 분열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 유가 폭락으로 이어질게 뻔하다.

확실히 OPEC은 지난해 놀라울 정도의 단합을 과시해 보였다.

이들 회원국은 지정학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굳게 결속해 목표했던 배럴당 25달러 수준의 유가를 꾸준히 유지하는데 성공했다.이는 지난 98년 유가 폭락으로 치명적 타격을 입은 것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 등 OPEC 회원국들이 똘똘 뭉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때 성공적인 가격조정이 가능했던 것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모든 회원국들이 풀생산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추가 생산할 여유가 없었으므로 별다른 꼼수를 부릴 여력도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추가 생산능력이 늘어나면서 회원국들이 곧 "속임수"를 쓰기 시작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합의는 무참히 깨어지고 유가는 곤두박질 할 수 밖에 없다.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인 아담 지민크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이라크를 포함한 OPEC의 생산능력은 연간 평균 4%씩 증가할 것이지만 국제 원유 수요는 2.4% 늘어나는데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업체들이 유전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OPEC 회원국들도 이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다.

나이지리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유 생산능력을 하루 25만배럴 증가시키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도 오리노코 유전의 대규모 석유생산 프로젝트 등에 힘입어 앞으로 3년내에 생산능력이 하루 60만배럴이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 OPEC 회원국들 사이에선 벌써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최근 "저유가가 베네수엘라 경제에 특별한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OPEC 사무총장이자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인 알리 로드리게스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유가를 포기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 정리=국제부 inter@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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