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불안한 강세', 외국인은...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동반 강세를 보였지만 반도체주는 이틀 내리 하락, 국내 증시에 엇갈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은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340원 아래로 떨어진데 이어 간밤에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도 급등락 없는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최근 산업용전력사용량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지표가 약하나마 경기회복을 가리키고 있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 의지가 실물경기 반등 기미를 선순환으로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 뉴욕증시, ''개운찮은'' 강세= 뉴욕증시는 관망세 속에서 동요했다. 지난주 하향조정한 실적을 맞출 수 있겠다는 델 컴퓨터의 변변찮은 재료에 반색한 것처럼 9일에는 아마존의 손실감축 전망을 바탕으로 반등했다.

그러나 반도체주가 사상 최악 실적 경고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주요 종목이 내리면서 2.52% 떨어졌다. 리만 브러더스의 라일즈는 올해 반도체시장이 18~20% 격감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조나단 조셉도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즈의 실적전망을 낮췄다.9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845.15로 거래를 마쳐 전날보다 54.06포인트, 0.55%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1,745.71을 기록, 전날보다 25.35포인트, 1.47% 올랐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9.16포인트, 0.81% 높은 1,137.59를 기록했다. 나스닥선물은 소폭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지수는 오전중 다우존스가 144포인트 오르는 등 강한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인텔을 비롯한 반도체주의 약세에 밀려 점차 내려 오후에는 하락반전하기도 했다. 거래는 뉴욕증권거래소가 11억6,715만주, 나스닥시장이 14억4,704만주로 활발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화요일부터 본격적으로 나오는 분기실적을 앞두고 나서기를 꺼렸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이번주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매수세력을 모으지 못했다. 반도체주는 뉴욕증시에서 엿새 내린 뒤 지난주 목요일 급등을 거쳐 이틀 내리 하락했다. 외국인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 지 주목된다. 외국인은 최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등락에 철저히 연계된 투자양상을 나타내왔다.

◆ 정부, "500선은 지킨다" = 정부는 지난주 자금시장 안정대책을 통해 연기금 8,000억원을 이번주부터 증시에 추가 투입하는 한편 연기금 투자여건을 개선해 연말까지 6조원의 투자여력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환율급등을 막아 금리 및 주가에 주는 충격을 제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환율은 지난 금요일 이후 이틀째 내려 1,340원 아래에서 제어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도 달러/원 환율은 한산한 가운데 1,341/42원에 마감했다. 달러/엔이 125.50엔까지 상승세를 보였지만 뉴욕증시가 오르면서 상승세를 붙들었다. 달러/엔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124엔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환율이 사흘째 안정되면서 증시에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전날 사학연금이 500억원을 투신 전용펀드에 투입하는 등 연기금 투자가 본격화되리라는 기대가 얼마나 매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정부는 10일에도 경제장관간담회를 열고 연기금 투자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면제하고 IMT-2000 출연급 1조3,000억원을 IT 등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등을 골자로 한 등 후속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지난 경제지표로는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지난해 4/4분기 급격하게 둔화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연간 제조업부문 노동생산성이 11.7% 개선됐지만 4/4분기 상승률은 6.5%로 둔화됐다고 밝혔다.◆ 개별 종목 요인 = 쌍용양회는 최대주주인 일본 태평양시멘트는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조흥은행, 산업은행 등이 1조4,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등 채무조정을 통해 다음주까지 부채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원 아래로 감축하게 된다. 하이닉스 반도체(옛 현대전자)는 수출환어음(D/A) 4억달러에 대해 연말까지 만기연장을 요청했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