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비관-낙관론 '오락가락'

미국 반도체주가가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한다.

국내증시의 가장 큰 손인 외국인이 전날 미국증시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등락을 보고 시가총액의 15%를 넘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매태도를 결정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다.문제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나아가서는 반도체경기에 대한 전망이 종잡을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리먼브러더스증권은 지난 9일 올 반도체 판매액이 작년보다 18-20%급감,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살로만스미스바니의 애널리스트 조나단 조셉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상회"로 상향조정했다.국내 주가의 목줄을 쥐다시피 한 반도체경기와 반도체주가에 대한 전망이 천양지차다 보니 투자자로선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선택이 어려운 국면이다.

◇투자의견 상향조정=조나단 조셉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했다.

이에따라 필라델피아지수가 8.49% 급등했다.조셉은 반도체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상향조정에 대한 이유로 "반도체산업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기 힘들다"는 점을 꼽았다.

구체적으론 "주문과 출하에 관한 실적이 너무 나쁘다는 것은 바닥이 몇개월 안에 온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말해 현재 반도체경기는 새벽을 앞둔 깜깜한 상태이기 때문에 선취매가 가능한 시점이라는 주장이다.주가가 경기를 3~6개월 선반영하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매수시점이라는 것이다.

이에대해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반도체경기는 몰라도 D램가격이 바닥을 친 것은 확실한 만큼 삼성전자등에 대해서도 저가 매수가 가능한 시점"이라며 조셉의 의견에 동조했다.

◇반도체 경기 최악전망=지난 주에 리먼브러더스증권은 올 반도체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리먼브러더스는 올 세계 반도체판매액이 작년보다 4백억달러 가량 줄어든 1천8백억달러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업계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증가는 내년 중반 이후부터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근거로 하면 주가가 경기를 3~6개월 선반영한다고 가정해도 반도체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려면 올 하반기부터나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전병서 대우증권 부장은 "반도체경기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반도체주가의 급등을 기대하기는 힘든 시점"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저점 분할매수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