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EO 잇달아 봉급 반납 .. "나부터 희생" 사기앙양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봉급과 상여금을 반납하거나 자진 삭감하는 미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늘고 있다.

봉급 등을 반납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먼저 최고경영진이 희생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종업원들의 사기를 높이자는 것.주주들에게 결연한 의지를 보여 구조조정 등을 용이하게 마무리하자는 포석도 깔고 있다.

직원들의 임금 삭감을 위한 ''예비조치''의 성격도 띠고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온라인증권회사인 찰스 스왑의 찰스 스왑 회장은 지난해 4.4분기 경영실적이 악화되자 올해부터 자청해서 자신의 봉급을 절반으로 깎았다.다른 임원들도 5∼20% 봉급이 삭감됐다.

대표적 여성 CEO인 칼리 피오리나 휴렛팩커드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약속된 상여금 62만5천달러를 자진반납했다.

뒤이어 일반근로자들의 봉급 인상이 연기됐고 1천7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회사가 잘나갈 때 봉급을 반납하는 CEO들도 있다.

로저 엔리코 펩시코 회장은 지난 3년간 연봉을 1달러씩만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이 받아야 할 돈을 현장직 하위근로자들의 자녀장학금으로 쓰도록 했다.하지만 이런 ''박애주의적 연봉반납''은 흔하지 않은 사례다.

애플컴퓨터의 스티브 잡스 회장은 1997년 애플에 복귀했을 때 연봉을 1달러만 받기로 했다.

지난해 이사회는 회사를 살려내는데 세운 공을 높이 평가, 그에게 2천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