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TV 큰장터' 시대 열린다 .. 올해 1조5천억시장

CJ39쇼핑은 지난 12일 서울 방배동 소재 NTV(옛 현대방송)의 사옥과 부지, 방송장비 등을 넥스트미디어그룹으로부터 3백5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방배동 사옥은 대지 5천5백평, 건평 2천9백평 규모의 6층짜리 건물로 CJ39쇼핑은 이 곳에 2백40평짜리 대형 스튜디오 등 방송시설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TV홈쇼핑 신규 사업자의 진입에 앞서 방송 시설을 확충해 경쟁력을 높이자는 전략이다.

지난 3월말 TV홈쇼핑의 새 사업자로 연합홈쇼핑 우리홈쇼핑 한국농수산방송 등 3개 업체가 선정된 후 TV홈쇼핑 업계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다.

올해 1조5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TV홈쇼핑 시장을 놓고 LG홈쇼핑과 CJ39쇼핑은 시장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태세로 나서고 있다.이에 대해 TV홈쇼핑 사업권을 새로 획득한 3개사는 하반기 방송 시작을 목표로 법인 설립을 서두르고 사옥마련과 인력 스카우트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TV홈쇼핑의 신규 사업자 선정은 소비시장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들어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백화점 할인점 등 오프라인 업체의 매출(기존점 기준)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TV홈쇼핑은 매출은 50% 이상 급신장하고 있다.삼성몰 인터파크 한솔CSN 등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최고 1백% 가량 증가해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업체와의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TV홈쇼핑의 신규 사업자 진입은 기존 업체의 시장을 뺏기보다는 전체 시장을 키워 상승 효과를 낼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영재 LG홈쇼핑 사장은 "새 사업자 선정후홈쇼핑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관심이 부쩍 높아져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현황 =CJ39쇼핑과 LG홈쇼핑의 임직원들은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업자 선정후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몸값도 오르고 있다.

상당수 임직원들은 신규 업체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다.

TV홈쇼핑 업체의 한 간부는 "최근 신규 사업체로부터 홍보팀장 제의를 받고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TV홈쇼핑 업체들이 스카우트 1순위로 꼽고 있는 직종은 방송제작관련 인원과 홍보 마케팅, 쇼핑 호스트 등이다.

3개 사업자중 현대백화점이 주도하는 연합홈쇼핑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기존 2개사 모두 "현대백화점"이라는 브랜드력을 갖고 있는 현대백화점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과장급 사원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홈쇼핑 사업을 위한 인사 발령도 냈다.

본사는 경기도 수지읍에 있는 한국물류로 정하고 사업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닭고기 가공업체인 하림이 최대주주인 한국농수산방송은 5월초 자본금 2백억원 규모의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오는 11월 개국을 목표로 현재 전문인력에 대한 스카우트에 본격 들어간 상태다.

우리홈쇼핑은 4월말 자본금 4백억원 규모로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회사의 초기 인원은 2백80여명으로 잡고 있다.

문근수 이사는 "지방 중소기업을 지원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 아래 상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업체 대응 =LG홈쇼핑이나 CJ39쇼핑 모두 집안 단속에 비상이다.

TV홈쇼핑 사업도 결국 "인력" 경쟁이기 때문에 우수 사원의 이탈을 막는데 힘을 쏟고 있다.

또 선발업체의 이점을 살려 새 사업자 진입 전에 고정 고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CJ39쇼핑은 상품력 강화를 위해 PB(자사상표) 생산을 늘리고 해외 홈쇼핑 업체, 웹TV, 디지털 방송사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계열 물류회사인 CJGLS를 통해 "오늘주문 내일배송"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인재 양성을 위해 사원들의 해외 연수와 외부 위탁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LG홈쇼핑은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강화해 멀티미디어 홈쇼핑 전문기업으로 후발 업체를 압도한다는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2백50여개 VOD(주문형 비디오) 상품을 추가하고 입체적 상품 소개를 확대해 서비스 질에서 앞선다는 전략이다.또 분기별로 해외 연수를 늘리고 상품소싱을 위한 해외 지사를 늘려가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