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관리경영체제 돌입] '자체평가를 보니...'

삼성은 작년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지만 자체 평가는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만족스럽지 않게 나온다.

"월드베스트 품질과 소비자만족도"가 부분적으로 달성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론 아직 멀었다고 본다.온라인과 오프라인 전략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도 불명확하고 추진방식도 그다지 체계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품질 서비스 등 기존 질경영 혁신활동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실토했다.

작년 불량률은 전년 대비 15.3% 개선됐으나 목표(26.7%)에 미치지 못했으며 특히 삼성전자의 소비재 전품목과 SDI의 브라운관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품질비용 축소 노력도 SDI 코닝 테크윈 등은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전자 중공업 등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증권 에스원 호텔 등은 경영층의 관심 소홀과 지나친 이익 중심의 경영에 밀려 고객만족도 조사를 중단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품목별로는 컬러TV HHP(핸드헬드PC) CPT(TV용 평면브라운관) 등 3개 품목이 선진 기준에서 탈락했으며 전자레인지 냉장고 등 10개 품목이 선진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컬러TV 냉장고 의류 브랜드인 빈폴 라피도 및 카드 등도 선두업체에 비해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조직문화와 업무관행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업무의 웹화가 많이 진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권한의 중앙집중과 권위주의 등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또 중요 정보의 핵심부서 독점 등 조직의 폐쇄성과 구태의연한 회의 분위기로 인해 ''창조적이고 튀는'' 인재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제약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계열사 전반적으로는 전사적인 혁신활동을 펼칠 수 있는 구심체가 없거나 실행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휴대폰 컴퓨터 에어컨 세탁기 등은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경쟁업체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화재 생명 에버랜드 등의 기업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또 전자프린터 SAW-필터(무선통신시 잡음을 없애주는 부품) MLCC(적층세라믹 콘덴서) 전면유리 리드프레임 등 5개 품목은 새로 선진기준에 진입했으며 모니터 메모리 LSI(고집적회로) 평판유리 카메라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등 14개 품목은 선진 기준을 유지했다.

금융.서비스 회사의 질 지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캐피탈이 우수한 반면 에스원은 부진했다.

에스원의 경우 불필요한 출동률은 줄어들었으나 △대처 소요시간 △25분 초과율 등의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지목됐다.

대인 접촉 친절도 평가에서는 에버랜드 증권 등이 낮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은 이에 따라 계열사들의 소비자만족도 조사를 연 1회 의무화하고 서비스 악화 부문에 대한 개선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특히 삼성증권 제일기획 등은 선진기업 벤치마킹 등을 통해 서비스 질지표를 신규로 발굴토록 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