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리인상시기 '저울질'

"올릴까,말까"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상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물가를 감안한 실질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고객들이 이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외국계인 씨티은행이 최근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6.0%에서 6.3%로 올리자 국내 은행들도 예금금리 인상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일단 은행들은 지금의 예금금리가 "바닥"이라고 보고 있다.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연 5.5~6.0%수준.이자소득세(16.5%)를 감안해 예금자가 받는 금리는 4%대다.

지난 3월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전년동기대비4.4%)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밑돌 정도다.

때문에 은행들은 더이상 예금금리를 낮출 수 없다는 데 동감한다. 그러나 금리를 쉽게 올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금리를 올려 돈이 많이 들어와도 골치거리이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는 1~2개월전에 비해 다소 올라가긴 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경기전망도 불투명하고 기업신용도 불안정해 맘놓고 대출해줄 곳을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지금의 금리를 계속 유지기도 어렵다.

예금자들은 소수점 두자릿수 금리차에도 돈을 옮길 정도로 민감해졌다.

금리를 많이 내린 일부 은행에선 실제 자금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16일자로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최고 연 6.1%에서 연 6.3%로 0.2%포인트 올렸다.

외환 서울 평화은행 등도 시장금리 추세를 봐가며 조만간 정기예금 금리를 올릴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중 한곳만 예금금리를 올리면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올릴 분위기"라며 "어느 은행이 먼저 치고 나올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