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e기업 집중분석] 통신장비업체 '콤텍시스템'

중견 통신장비업체인 콤텍시스템 직원들은 매주 둘째,넷째주 토요일에 책가방을 들고 출근한다.

이날은 각 담당 부서별로 4시간짜리 교육을 받는 날이다. 콤텍 직원들은 이렇게 연간 80시간 이상 강의를 듣고 직급별로 10~1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학점이 좋지 않을 경우 진급및 연봉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콤텍시스템의 독특한 교육제도는 남석우 사장의 남다른 "인재육성" 경영철학 때문이다. 기술력에서 콤텍시스템이 앞서가는 것도 바로 이같은 "사람 중심의 경영"에서 비롯된다.

◇17년간 흑자행진=콤텍은 지난 83년 출범한 이후 17년간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았다.

경기의 흐름에 민감한 통신장비 기업으로선 극히 드문 사례다.심지어 IMF관리체제에 들어선 98년에도 대부분의 경쟁기업들이 적자로 돌아선데 반해 콤텍은 오히려 97년에 비해 50%이상 늘어난 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고환율을 피해 국산장비 도입비율을 높였고 기술력으로 승부한 결과"라는 게 남석우 사장이 말하는 비결이다.

다시 말해 시장환경에 맞게 발빠른 변신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실제 콤텍은 창업이래 5년마다 한번씩 적절한 변신을 시도해왔다.

사업 초창기 한창 PC붐이 일때 모뎀으로 승부를 걸었고 80년대말 네트워크 장비개발로 방향을 바꾼 데 이어 90년대 들어서는 다시 네트워크통합(NI) 사업에 주력했다.

◇성공비결=첫번째가 인력투자다.

이 회사의 체계적인 사원 재교육 시스템은 다른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유명하다.

둘째는 우량고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콤텍이 쌓아온 높은 신뢰도 덕분이다.

이병대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콤텍과 한번 거래한 업체는 최소한 5년이상은 유지된다"고 말한다.

세번째는 탄탄한 재무구조다.

이 회사는 99년 무차입경영을 선언한 이후 최근 3년째 외부 빚을 거의 끌어다 쓴 적이 없다.

"부채비율을 현재 90%수준에서 오는 2005년까지는 0%로 낮출 계획"이라는 게 박승태 재무팀장의 설명이다.

◇과제=콤텍시스템은 그동안 고속성장을 누려왔지만 이제는 스스로도 ''제2의 도약''을 위한 전환점에 서있다고 진단한다.

콤텍시스템은 돌파구로 두가지에 집중하고 있다.

첫번째는 자체 기술개발력 강화.콤텍의 초창기 모습인 기술중심 업체로 되돌아가자는 것이다.

콤텍은 이를 위해 최근 연구소 인력을 대거 확충했다.

우경일 기술연구소장(상무)은 "각지에 흩어져있는 분야별 최고 전문가를 끌어모으고 콤텍이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제대로 살리기만 하면 세계적인 업체들도 두려워할 만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두번째는 사업 다각화다.콤텍은 NI사업을 금융권 중심에서 통신서비스 분야로 넓히고 보안이나 ASP(응용소프트웨어임대),금융 등에도 진출,IT그룹화를 적극 추진중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