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利 30% 대출후 일부러 잠적 .. 악덕 사채업자 불법.탈법 백태

국세청은 고리사채업자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나서기 앞서 이미 광범위한 실태조사를 해 놓았다.

국세청이 20일 공개한 악덕 사채업자들의 행태를 보면 고리대출에서 빚독촉에 이르기까지 사금융의 부작용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천태만상인 불법·탈법 사례=부산의 A기획 한모씨는 급전을 구하려는 B씨에게 월 30%의 초고금리로 12억원을 대출해줬다.

그러나 B씨가 정작 돈을 갚겠다고 하자 접촉을 피하며 교묘히 상환기일을 넘겼다.

한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해당 사업체의 부동산을 압류,경매하면서 1998년 이후 10억원의 사채이자 수입을 누락시켰다.

서울의 C컨설팅은 자회사 3개를 거느린 사채전문기업.

부동산·차량 담보대출,기업급전대출 등 사채업 전분야에 걸쳐 비싼 돈장사를 해 왔다.

최근 3년간 신고누락된 사채이자 수입은 7백53억원.

호화주택에서 고급승용차 2대를 굴리는 사주 이모씨는 최근 3년간 가구소득을 2천9백만원으로 신고했을 뿐이다.

서울 D기획은 광고대행사 간판을 내걸고 실제로는 미등록된 17개 지점에서 최고 월 30%(연체 월 50%) 이자로 자동차담보 전문대출업을 해 왔다.

◇신용카드전문 사채업자도 활발=대형할인점이나 전자상거래를 통한 ''키 인''(Key-In) 방식은 카드를 매개로 한 고리대금업의 대표적인 사례.

대구의 E상사는 사채모집책을 내세워 급전이 필요한 중소 상인이나 유흥업소로부터 신용카드 ''공(空)전표''를 받고 이를 대형할인점이나 전자상거래 업체를 통해 유통시켰다.

이 과정에서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15~18%를 할인해 빌려주고 카드전표로는 할인점 등지에서 생필품을 구입,음식점과 소매업자에 거래자료 없이 팔아넘겨 현금을 챙겼다.

◇신고센터 활용,앞으로 조사강화=국세청은 전국 6개 지방청에 설치되는 전담팀으로 △인터넷 △주식담보대출 △A&D(인수후 개발방식의 기업거래) △할부금융 이용 등 새로운 형태의 사채에 대한 자료 수집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