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호전 예상주 선취매" .. 주가 '아리송' 장세땐

A씨는 요즘 주식에 손을 댈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미국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데다 주위에서 일주일새 20%,30%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소식이 간간이 들여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친구 B씨의 말을 들으니 막상 적금통장을 깨고 주식에 투자하기가 겁난다.

B씨는 "일단 상승추세를 확인하고 무릎에서 산다는 기분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또다른 친구 C씨는 "주가 500선이 바닥이다. 차트를 보면 세번이나 바닥을 확인했다.

그런만큼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면 하반기에 이익을 낼 기회가 생긴다"며 주식투자를 권한다.

"예금금리도 낮은데 주식투자를 해 볼까,한다면 어떤 종목에 투자해 볼까".A씨의 마음은 복잡하기만하다.

큰 장 정말 오나=최근 증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미국증시가 급격한 회복세를 보인데다 외국인의 매수강도도 예사롭지 않다. 원.달러 환율도 안정된 데다 금리가 낮아 시중자금이 1%포인트라도 높은 투자처를 찾아 헤매고 있다.

기업실적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미국경기가 3.4분기에 "V자"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외국인이 지난 19일 7천억여원의 주식을 사들임에 따라 국내 기관과 개인이 7천억원의 돈을 확보했다.

이 돈이 23일 고객예탁금으로 잡히게 되면 예탁금은 8조7천억원에 늘어나 단기랠리가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

그러나 주가가 대세상승기조로 접어들었다고 단언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국내외 경기가 아직 상승추세로 돌아섰다고 확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변수들="당분간 추세를 살펴야 한다"(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일단 종합주가지수 580~600에 걸쳐있는 매물벽을 돌파하면 주가의 추세가 상승쪽으로 돌아섰다고 판단할 수 있다.

나스닥지수가 2,200선에 안착하면 "외풍"도 더이상 불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경제지표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소비위축을 막기 위해 미국금리의 추가인하가 검토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될 소비자신뢰지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내구재주문(25일)과 GDP성장율(27일)도 미국의 경기상황을 가늠하는 경제지표이다.

국내에선 오는 27일 통계청이 발표할 산업활동동향과 소비자물가지수등을 살펴야 한다.

시장 대응은 어떻게 할까=최근 증시의 분위기는 "큰 장이 올까"하는 기대감과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공감대로 표현될 수 있다.

홍성태 굿모닝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미국증시는 물론 국내증시까지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바닥을 확인한 상태에선 반도체주나 기술주를 6개월 이상 중장기 투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사들여 6개월정도 기다리면 의외로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종목 중에서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을 차근차근 저점매수해 뒀다가 어느정도 목표수익률(20~30%)이 달성되면 파는 "길목지키기 투자방법"이 바람직한 대응전략이라는 얘기다.

어떤 종목의 실적이 좋아지나=삼성증권은 최근 업계에선 처음으로 주요종목의 2.4분기 실적호전 예상종목을 발표했다.

1.4분기 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니 2분기 실적호전 예상종목을 미리 사두는 선취매가 좋은 투자방법일 수 있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주가가 마냥 수직상승하기 어려운 만큼 조정받을 때마다 실적호전 예상종목을 분할매수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은 특히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아 저평가됐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제대로 평가받을 때가 올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영원무역 현대미포조선 한국전기초자 현대중공업 고려아연 등 1분기에 비해 2분기 영업이익증가율이 높은 종목이 관심의 대상이다. 물론 삼천리 부산도시가스 등 일부 종목은 계절적 요인으로 1분기대비 2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지만 PER이 낮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한 종목들이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