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 지금 '친구 신드롬'

(용어:밥 문나?)

(풀이:''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뜻.영남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자리잡은 단순한 의미의 인사말)인터넷 게시판에 최근 특이한 용어풀이사전이 등장했다.

사전의 이름은 ''친구를 보기전에 숙지해야 할 경상도 사투리''.

여기엔 ''만다꼬(뭐할려고)''''단디하다(확실히 하다)''''개안타(괜찮아)'' 등 타지방 사람들에게는 생경한 용어들이 하나 가득이다.영화 ''친구''의 영향력을 반영하는 한 단면이다.

''친구''가 예상밖의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사회 곳곳에 ''친구 열풍''이 불고 있다.

영화속 인물들과 같은 세대인 30대 후반 남성 직장인들은 물론 10∼20대 학생들도 친구 신드롬의 영향권내에 둥지를 틀었다.친구는 15일 현재 서울에서 1백12만명,전국 에서 3백18만명의 관객을 모으고 있는 작품.

386세대의 고등학교 생활을 주소재로 삼아 소위 ''대박''이 터지고 있는 영화다.

특히 30∼40대 남성에게 이 영화의 각 장면들은 추억을 더듬는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다.''친구''가 가져다준 경제효과도 만만찮다.

코스닥 등록업체인 엔터원의 주가는 지난 11일 ''친구''덕에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기도 했다.

친구의 홈비디오 배급권을 이 회사가 갖고 있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결과다.

이 영화가 네티즌들이 돈을 모아 만든 펀드 공모작품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친구''의 대박으로 인터넷을 통해 영화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으며 심마니 구스닥 등 영화관련 펀드를 공모하는 인터넷 업체들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잠시 주춤거렸던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등 동창회관련 인터넷사이트에도 다시 방문자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최근 SK텔레콤은 이동전화로 간편하게 친구를 찾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추억상품으로 노란색 양은도시락에 눌러 담은 도시락밥이 나오는 음식점도 등장했다.

물론 이 도시락 밑바닥에는 옛날 그 시절처럼 따끈한 계란프라이가 깔려 있다.

특히 이 영화는 부산지역 경제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부산지역 상가는 복고풍 의상과 액세서리를 찾는 손님들로 활기를 띠고 있고 부산시는 이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영화속에 등장한 거리중 하나를 ''친구의 거리''로 조성할 방침이다.

부산지역 여행업체들은 친구 촬영지를 돌아보는 여행상품도 기획중이다.

음반업체에는 친구 삽입곡을 찾는 주문이 늘고 있다.로버트 팔머의 ''Bad case of loving you'',대학가요제 수상곡인 ''연극이 끝난 후'' 등이 인기 곡목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