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 주역가수 4人 베르디 갈라 공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메트)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오페라 무대다.

밀라노의 라 스칼라좌보다 역사는 짧지만 자본력에서 앞서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최정상급 가수들의 주활동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제인 마쉬(소프라노),주디스 엔젤(메조소프라노),브루스 리드(테너),클레이튼 브레이너드(바리톤) 등 메트의 주역 가수 4명과 이들을 지휘할 한국인 지휘자 박동명씨가 국내 무대에 처음 선다.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베르디 갈라 대공연이 그것.

국내에서 메트 가수들의 기량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다.박씨는 국내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지휘자.

한국인 지휘자로는 정명훈씨와 박씨만 메트무대에 섰다.

웨스트체스터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이며 나이에크대 교수로 재직중이다.박씨는 이번 공연에서 "기교에 매달리지 않고 중후한 음질로 영혼을 흔드는 무대를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쉬는 성량이 풍부한 리릭 소프라노로 거장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이 지휘하는 주요 오페라공연에 주역으로 출연해 왔다.

엔젤은 맑은 음색과 능숙한 연기로 찬사를 받는 기대주.리드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정상급 테너이며 브레이너드는 풍부한 성량의 드라마틱 바리톤이다.

이들과 함께 공연하는 국립합창단 등 2백여명의 국내 연합합창단의 기량도 ''세계 최고 수준''(박동명씨)으로 평가된다.

선곡은 대중성을 기반으로 하되 전문성도 고려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곡들로는 오페라 아이다 중 ''승리의 합창'',일 트로바토레 중 ''불꽃은 타오르고'',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등이 있다.

메트가수들과 연합합창단이 피날레를 장식할 합창 레퀴엠 중 ''진노의 날''은 보다 전문성을 띤 곡으로 꼽힌다.김동진의 가곡 ''만남''을 소프라노 마쉬와 바리톤 브레이너드가 함께 부르는 코너도 마련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