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층.최상층, '우리도 로열'

비인기층으로 홀대를 받던 아파트 1층과 최상층이 ''신(新)로열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들어 주택업체들이 1층과 최상층에 서비스 면적을 크게 늘리고 편의성을 높여줘 실수요자들에게 인기다.일부 아파트에서는 1층과 최상층이 2∼3층이나 중간층보다 먼저 계약이 이뤄질 정도다.

프리미엄도 더 높게 붙어 로열층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일산 대화동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찾은 소비자들은 복층구조로 시공되는 44평형 최상층에 큰 관심을 보였다.기준층보다 분양가가 1천5백만원이나 비싼 대신 서비스 면적이 16.9평이나 주어지고 천장 높이가 최고 4?나 되기 때문이다.

일산에 사는 주부 김영아(43)씨는 "오랜만에 모델하우스에 들렀는데 최상층과 1층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이왕이면 전망도 좋고 넓게 살수 있는 최상층에 당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바로 옆 현관문을 없애고 외부로 곧바로 나올 수 있는 ''전용출입문''을 둔 1층도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었다.소음 피해와 사생활 침해를 피할 수 있는 평면으로 개선한 것이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이영재 분양소장은 "미계약에 대비해 받아둔 5백여명의 사전예약자들 가운데 70% 이상이 최상층이나 1층을 원하고 있지만 미계약 물량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인기층''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뀌면서 최상층과 1층 가구의 계약률도 높아지고 있다.SK건설이 이달초부터 고양시 풍동에서 분양중인 ''SK VIEW''의 경우 전용정원이 딸린 1층과 옥상 테라스가 갖춰진 최상층의 계약률이 2∼3층이나 중간층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상층의 경우엔 3백만∼5백만원이나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5백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SK건설의 김용근 분양소장은 "최상층 30가구는 계약 첫날 모두 팔렸고 1층의 계약률도 2∼3층보다 두배 정도 높다"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간층만 로열층이라는 인식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파트 측벽에 위치한 발코니를 하나 더 마련해 조망권과 채광을 높인 아파트도 등장했다.

대림산업은 내달 15일 안양 호계동에서 선보이는 1천7백여가구의 아파트 20개 동의 양쪽 벽에 2평 남짓한 측면 발코니를 배치했다.

측벽가구가 중간라인보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내놓은 신평면이다.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그동안 비싼 냉·난방비와 사생활 침해문제로 미분양으로 남았던 1층과 최상층이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로열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