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 특수船업체 변신 성공

현대미포조선 임직원들은 요즈음 신바람이 났다.

중장기적인 비전대로 회사가 착착 변신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경영환경 변화를 재빨리 포착해 일치감치 사업구조 조정에 나선 덕분이다.

현재 현대미포조선의 매출 비중은 신조선이 85%,선박수리 및 개조부문이 15%다.

이전까지는 이와 정반대의 매출구조였다.지난 75년 설립된 이후 줄곧 수리조선 및 개조부문만 고집했다.

수리조선 부문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임금 수준 등으로 볼 때 경쟁 우위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90년 초 변신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중국 등 후발 신흥 조선국들이 저임금을 무기로 급부상할 것을 간파하고 대비를 서둘렀다.수리조선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인식한 것이다.

본격적인 변신은 지난 96년 ''비전-2000''이라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면서부터다.

신조선 사업 진출,철구조물 사업 전개,해외 합작조선소 건설이 골자였다.지난해 이 전략의 마무리와 함께 현대미포조선은 특수선박 건조 전문업체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변신의 견인차는 무엇보다 선박수리 및 개조부문에서 쌓아온 그동안의 기술력과 노하우였다.

기존 시설,기술,인력을 적극 활용했다.

여기에 비전-2000 경영전략을 가미했다.

특히 다른 조선업체와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는 틈새시장 개발에 진력했다.

일반 선형에 비해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특수선 개발 및 건조가 그것.현재 여객선(페리선),해저 광케이블 및 파이프 부설선 등을 건조하고 있다.

물론 수리조선 부문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세계적 해운전문 잡지인 마리타임 아시아지로부터 2년 연속 세계 최고 수리조선소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99년 베트남에 설립된 현대비나신 수리조선소에 대한 기술 및 경영지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변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특수선 건조 전문 업체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지난 3월 중순 이정일 사장이 대표이사 회장에 오르면서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89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대기업 전문경영인으로는 드물게 13년간 현대미포조선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그동안의 경영 혁신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산업인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그가 제시한 경영비전은 비전-2000에 이은 ''비전-2005''.

오는 2005년 전체 매출액 2조4백8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신조선 부문에서는 해저 케이블 부설선,여객선,시추선,심해탐사정 등 특수선 및 중소형선 건조에 집중키로 했다.

신조선 부문의 2005년 매출액 목표는 1조4천2백80억원.

수리·개조선 부문에서는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선별 수주 등으로 2천3백억원 매출이 목표다.

이밖에 철구조물 사업 부문에서 1천억원,현대비나신 조선소 등 해외투자 부문에서 2천5백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비전-2005 원년인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조1천4백억원.이 회장은 "최고의 품질,최고의 기술,최고의 경쟁력을 무기로 끊임 없는 경영혁신 운동과 품질 향상에 전력을 기울여 세계 최고의 특수선 건조 전문 업체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