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마켓] 전자지불 : 2조달러 시장 '꿈틀'..전자화폐 '뜬다'

"서울 테헤란밸리의 금융컨설팅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하 부장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금융마케팅과 관련한 책 2권을 구입했다.

대금은 신용카드가 아닌 IC(집적회로)칩이 내장된 전자화폐를 무료로 받은 개인단말기에 꽂아 지불했다. 전자화폐는 신용카드와 달리 개인의 정보가 노출되지 않아 자주 이용한다.

점심시간엔 코엑스몰 식당가에서 직장 동료들과 우동 정식을 먹었다.

돈은 물론 지폐 대신지갑에서 전자화폐를 꺼내 결제했다. 식사 후에는 전자 화폐로 자판기에서 3백원짜리 커피를 빼 먹었다"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벌써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화폐의 개념이 이처럼 달라지고 있다.

만원 오천원권 등 지폐를 들고다닐 필요가 없어진다.

전자화폐의 등장의 생활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전자지불 시스템의 발달로 전자화폐 사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자화폐는 정보보안,전자인증,암호화 등과 함께 전자상거래를 위한 요소기술 중 하나로 디스크와 IC칩 같은 컴퓨터 기록 매체에 저장 가능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이 가능한 화폐를 말한다.

지난해 인터넷 등을 통한 전자상거래 시장의 규모는 17조4천1백67억원.이중 쇼핑몰에서 이루어지는 상거래 규모는 2조2천7백4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 맞물려 전자지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이버머니,이머니 등의 개념이 새로 생기고 있다.

티지코프 데이콤 이니시스 등 전문 PG(Payment Gateway)사들은 신용카드 및 계좌이체를 서비스 뿐만 아니라 핸드폰결제,전자화폐 등의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하고 있다.

올들어 전자지불시장에 소액결제 등을 포함한 전자지불 업체가 대거 등장,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또 한국 전자화폐는 은행예금을 근거로 가치의 저장 및 재저장이 가능하고 일반적인 거래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용되는 IC카드를 이용한 무현금 지급결제 수단인 전자지갑이라는 협의의 개념으로 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휴대폰을 이용한 결제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을 정도로 기술의 발전이 빨라지고 있다.

전자화폐의 개념이 다양해질수록 원활한 사용을 위한 전자지불시스템의 안정화 또한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IC카드와 휴대폰 결제=마그네틱 카드 시대는 가고 있다.

CPU,메모리가 탑재된 지능형 IC카드로 대체되고 있다.

비자 마스타가 2005년까지 칩카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비자유럽의 경우 이 기간동안 1억6천만장의 IC카드를 신규 발급키로 했다.

일본도 이달부터 2006년까지 IC카드 1천2백만장을 뿌릴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IC카드가 인기다.

몬덱스가 코엑스몰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K캐쉬 비자캐쉬도 IC카드를 선보였다.

케이비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0월부터 부산에 교통과 백화점은 물론 인터넷상의 결제도 가능한 콤비카드를 보급해 서비스 중이다.

휴대폰 결제시스템은 떠오르는 서비스다.

대부분이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은 무한하다.

지난해 8월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하루 결제액이 1억원 안팎에 달하고 있다.

국제표준안으로 결정된 하렉스인포텍의 시스템을 담은 휴대폰이 오는 9월 출시되면 폭발적인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전자지불 시장 흐름=전세계 전자지불 시장은 오는 2005년 2조2천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차세대 전자지불시스템에 의한 거래는 1천2백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한국내 전자지불 거래액수는 약 9백만달러 규모에 불과하나 오는 2005년에는 총 4억4백만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통적인 지불관련 법규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어 한국 전자지불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온라인 전자화폐가 오프라인의 여신전문금융업법으로 규제받고 있는 게 그 예다. 또 신용카드사와 지불서비스 업체간의 불공정은 하루빨리 개선해야 할 문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