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Focus] 현장 경기 大진단 : '문래동 철재상가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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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2호선 문래역 근방은 전국 최대의 철재상 밀집 지역이다.
이 곳 ''문래동 철재상가''에는 연매출 1억원대가 주류를 이루는 3천여개 영세 철재상들이 모여 있다.이들은 포항제철이나 인천제철 등으로부터 철재를 사서 간단한 가공을 거친 뒤 강판이나 봉판 등으로 판다.
고객은 대기업이나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
주로 건설업이나 자동차 기계 등의 업종에 자재로 쓰인다.산업경기의 맨 바닥인 셈이다.
요즈음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상가 가운데를 관통하는 기업은행길이 전혀 막히지 않는데 놀란다.
1백m 남짓한 이 길은 경기가 좋던 시절엔 통과하는데 30분이나 걸렸다."일거리가 없으니 길이 한산할 밖에요"(광명특수금속 박준효 사장)
이 거리의 교통정체를 보면 건설 기계 등 경기주도업종의 상황을 ''리얼타임''으로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도심 백화점의 세일이나 해외여행 등 일부 계층 중심의 소비경기 호조와는 딴판이다.아직 소비경기가 생산현장의 맨 아래까지는 내려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이던 98년 때보다 더 힘들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이 곳 업체들이 주고객인 외환은행 문래동 지점엔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업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제품이 잘 팔리면 신규 투자를 하겠지만 지금은 버티기에도 급급합니다. 그러니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죠"(외환은행 문래동지점 임진욱 대리)
최근 대승철강을 비롯해 부도가 나는 업체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그나마 은행 대출금리가 워낙 낮아져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속으로는 골병이 든 업체들이 상당수"라는게 임 대리의 설명이다.
철판을 주로 취급하는 광명특수금속의 경우 지난해 매달 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매달 1억4천만원어치 정도만 팔고 있다.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경비를 줄이고 직원 수를 줄이는 업체가 태반이다.
사장 혼자서 사무를 보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만들어놔도 팔리지가 않으니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문을 받아야만 생산에 착수하는게 관행이 됐습니다"(삼서금속 김전구 사장)
당연히 제살깎기식 덤핑도 성행한다.
원자재 값은 내리지 않았는데도 철재제품 가격은 계속 내리고 있다.
실제 스테인리스판은 ㎏당 지난해 말 2천4백원 하던 것이 요즘은 2천1백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으니 어음도 제대로 돌지 않는다.
"대우나 현대 등과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알 수 없어 어음을 받을 땐 무척 조심하는 편이죠.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나 같이 쓰러지는 경우가 워낙 많습니다"(외환은행 문래동 손훈 지점장)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음도 2∼3개월 짜리에서 4∼5개월짜리로 바뀌고 있어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문래동 철재상가는 오후 6시30분 정도만 되면 텅빈 듯 조용해진다.
야근하는 업체도 찾아보기 힘들다.
---------------------------------------------------------------[ 景氣 특별취재팀 ]
오춘호 조일훈 장경영 (기획부)
강창동 (생활경제부)
김용준 이심기 강동균 (산업부)
조성근 (건설부동산부)
김도경 (사회부)
이방실 (경제부)
서욱진 (벤처중기부) 기자
이 곳 ''문래동 철재상가''에는 연매출 1억원대가 주류를 이루는 3천여개 영세 철재상들이 모여 있다.이들은 포항제철이나 인천제철 등으로부터 철재를 사서 간단한 가공을 거친 뒤 강판이나 봉판 등으로 판다.
고객은 대기업이나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
주로 건설업이나 자동차 기계 등의 업종에 자재로 쓰인다.산업경기의 맨 바닥인 셈이다.
요즈음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상가 가운데를 관통하는 기업은행길이 전혀 막히지 않는데 놀란다.
1백m 남짓한 이 길은 경기가 좋던 시절엔 통과하는데 30분이나 걸렸다."일거리가 없으니 길이 한산할 밖에요"(광명특수금속 박준효 사장)
이 거리의 교통정체를 보면 건설 기계 등 경기주도업종의 상황을 ''리얼타임''으로 알 수 있다는 얘기다.
도심 백화점의 세일이나 해외여행 등 일부 계층 중심의 소비경기 호조와는 딴판이다.아직 소비경기가 생산현장의 맨 아래까지는 내려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이던 98년 때보다 더 힘들다"는 하소연이 쏟아지고 있다.
이 곳 업체들이 주고객인 외환은행 문래동 지점엔 신규 대출을 받으려는 업체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제품이 잘 팔리면 신규 투자를 하겠지만 지금은 버티기에도 급급합니다. 그러니 대출을 받을 필요가 없죠"(외환은행 문래동지점 임진욱 대리)
최근 대승철강을 비롯해 부도가 나는 업체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그나마 은행 대출금리가 워낙 낮아져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속으로는 골병이 든 업체들이 상당수"라는게 임 대리의 설명이다.
철판을 주로 취급하는 광명특수금속의 경우 지난해 매달 3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매달 1억4천만원어치 정도만 팔고 있다.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다.
경비를 줄이고 직원 수를 줄이는 업체가 태반이다.
사장 혼자서 사무를 보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만들어놔도 팔리지가 않으니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문을 받아야만 생산에 착수하는게 관행이 됐습니다"(삼서금속 김전구 사장)
당연히 제살깎기식 덤핑도 성행한다.
원자재 값은 내리지 않았는데도 철재제품 가격은 계속 내리고 있다.
실제 스테인리스판은 ㎏당 지난해 말 2천4백원 하던 것이 요즘은 2천1백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으니 어음도 제대로 돌지 않는다.
"대우나 현대 등과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지 알 수 없어 어음을 받을 땐 무척 조심하는 편이죠. 받은 어음이 부도가 나 같이 쓰러지는 경우가 워낙 많습니다"(외환은행 문래동 손훈 지점장)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음도 2∼3개월 짜리에서 4∼5개월짜리로 바뀌고 있어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문래동 철재상가는 오후 6시30분 정도만 되면 텅빈 듯 조용해진다.
야근하는 업체도 찾아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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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 조일훈 장경영 (기획부)
강창동 (생활경제부)
김용준 이심기 강동균 (산업부)
조성근 (건설부동산부)
김도경 (사회부)
이방실 (경제부)
서욱진 (벤처중기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