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고이즈미 인맥 찾기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신임 자민당 총재의 인맥을 찾아라''

한국 재계가 대한(對韓) 강경파인 고이즈미 후보가 일본의 새 자민당 총재로 선출됨에 따라 고이즈미 인맥 발굴에 나섰다.재계는 한·일 간에는 정경(政經) 분리 관행이 자리잡아 그동안 일본 총리가 바뀌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반한(反韓)에 가까운 고이즈미 총재가 일본 차기 총리에 취임할 경우 한·일 관계에 냉기류가 형성될 것에 대비,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특히 한·일 재계가 적극 추진해온 한·일투자협정 체결 문제가 일본의 교과서 왜곡 파동으로 뒷전으로 밀린 데 이어 대한(對韓) 관계 등 외교 경험이 별로 없는 고이즈미 총재가 선출되자 재계는 조직을 총 가동,고이즈미 인맥을 찾고 있다.

S사의 한 관계자는 "고이즈미 차기 일본 총리는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한국을 잘 모른다고 알려져 그가 졸업한 일본 게이오대학 출신을 중심으로 인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게이오대학의 라이벌인 와세다대학을 나온 일본통 경제인은 이건희 삼성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 등을 비롯해 많은 편이나 게이오대학 출신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올 초 미국의 정권 교체로 공화당의 부시 대통령 정권이 들어서면서 공화당 인맥을 꾸준히 관리해온 김승연 한화 회장이 두 나라 정·재계 인맥간에 다리를 놓아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점을 들어 어느 기업이 먼저 고이즈미 인맥을 연결할 것인지에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는 일본통으로 꼽히는 김각중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김상하 삼양사 회장,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유상부 포항제철 회장,현명관 삼성물산 회장 등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정구학·이심기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