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역시 최고재료'..美 GDP호전 증시안정.실적주 큰 관심

"주가가 좋아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경기회복이다"

주가의 최고 재료가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미국 경기가 좋아지는 신호가 나오자 미국과 한국 증시가 기다렸다는 듯 환호성을 터뜨렸다.

연초부터 네차례나 계속된 미국의 금리인하가 "반짝 효과"로 끝나고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댈 곳은 결국 경기 지표와 기업 실적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주가 향방은 거시 경제 지표 방향과 2.4분기 기업 실적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특히 미국과 국내 증시가 어느 정도 하방경직성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경기 지표 자체가 썩 좋지 않더라도 좋아질 기미를 보이면 증시가 즉각 반응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기 지표에 민감한 주가=지난 주말 미국의 GDP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는 2%로 발표되자 나스닥과 다우지수가 각각 2.0%와 1.10% 올랐다.

이에 힘입어 30일 국내 증시도 3일만에 반등,상향곡선을 그려냈다.첩첩이 매물벽이 가로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570선을 가볍게 돌파했다.

미국 경제의 긍정적인 신호가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는 분석이다.

SK증권 박용선 부장은 "미국 경기지표 호전으로 바닥권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비관론이 수그러들고 낙관론이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줄잇는 경기지표 발표=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1·4분기 GDP성장률을 발표한 미국은 30일 개인소득 및 소비지표를 발표한다.

이달 1일에는 NAPM(구매자관리)지수를 내놓는데 이어 2일에는 공장주문동향을,4일에는 고용 및 노동지표를 잇달아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통계 결과에 따라 미국 증시의 단기 방향이 정해지고 국내 증시도 연동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 김석중 이사는 "고용사정의 변화는 소비심리를 자극해 민간소비지출에 영향을 주게되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고용통계"라고 말했다.

그는 "실업률 자체보다는 부문별 신규 고용창출을 가장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제조업 부문에서 감원된 인력을 서비스 부문이 얼마나 상쇄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SK증권의 박재훈 차장은 "소득 및 소비와 관련된 지표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GDP성장률 호전과 함께 소득 및 소비 지표도 좋아지는 쪽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급등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계단식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망=미국 경기지표와 함께 국내 물가와 금리도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경제의 안정 신호가 국내 증시에 큰 호재지이만 결정적인 모멘텀으로까지는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우증권 홍성국 부장은 "미국 경기는 하향이 멈췄다는 것이 지표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완벽한 신뢰를 주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그는 "나스닥 지수가 1월 고점인 2,300선을 돌파하기 전까지는 기술적 반등의 범주에서 봐야 한다"면서 "나스닥지수가 2,300을 돌파하고 2·4분기 GDP성장률도 좋아져야 본격적인 상승을 얘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