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해리 포터 1억券

영국작가 조앤 롤링의 판타지 동화 ''해리 포터''시리즈의 판매량이 1억권을 넘었다고 한다.

10대 소년 해리 포터의 모험담을 담은 이 시리즈는 현재 4권까지 출판됐으며 42개 언어로 번역돼 2백개국에서 팔린다.성경을 제외하고 한가지 책이 1억권이상 팔린 건 아동과 성인책을 통틀어 일찌기 없던 신기록이라는 게 영국측의 발표다.

이 경우는 물론 특별한 것이지만 아동도서 시장 확대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국내에서도 어린이책 시장 규모는 전체 출판시장의 40%에 이른다.그러나 우리의 아동도서는 유아및 초등학교 저학년용에 집중돼 있다.

그것도 어린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수 있는 순수그림책이나 동화책보다는 ''엄마랑 함께 읽는 수학동화'' ''꼬마 영어 그림책''같은 교재류가 주류를 이룬다.

학부모들의 조기교육열에 맞춰 알파벳이나 숫자를 가르치는 책이 쏟아지는 것이다.그것도 국내창작물보다는 번역물이 많다.

반면 초등학교 4∼6년생이 읽을 만한 책은 별로 없다.

아동도서가 이처럼 10세미만용에 치중되는데 대해 출판사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게임과 공부때문에 책을 안읽기 때문이라고 한다.그러나 아이들은 읽을만한 책이 없다고 말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알수 없다.

분명한 건 학년이 올라가고 해가 갈수록 독서량이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한국출판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한학기 독서량은 초등생 23.3권,중학생 9.6권,고교생 7.1권이다.

통계청이 96년에 이어 내놓은 문화ㆍ여가부문 사회통계조사 결과에서도 TV 시청시간은 늘어난 반면 독서시간과 양은 줄었다.

한국대학신문의 조사에선 4년제 대학생의 14.7%가 전공서적이나 잡지외엔 한달에 한권도 안읽는다는 답이 나왔다.

독서는 습관이다.

어려서부터 책 읽기가 몸에 배게 하자면 한글도 안배운 아이들에게 영어나 수학 교재를 안길 게 아니라 쉽고 재미있는 그림책을 줘야 한다.아울러 해리 포터처럼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장편동화 등의 개발이 시급하다.

어린이날 선물로 게임CD보다 사주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