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대표단 남북한 방문] 北美관계 잘 풀린후 서울답방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가 4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메시지 내용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을 향한 개인적인 우정과 함께 김 대통령의 정책에 존경을 표하고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개최를 희망하고 있음을 재확인했으며 △남한이 제공해준 식량에 감사의 뜻을 전한게 그것이다.페르손 총리가 개인적으로 전한 또 다른 메시지는 남북한 당국간에 신뢰가 쌓여 있음을 확인한 것.그는 "평양을 방문했을 때 받은 인상을 말하겠다"면서 "북한의 지도자가 지난해 남북한간에 합의한 바 있는 공동선언을 이행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는 얘기다.

정상회담의 시기와 관련,페르손 총리는 "김 국방위원장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이어 페르손 총리는 "정치인은 자주적인 결정을 내려야 하며 신념에 따라 행동을 해야 한다"고 김 국방위원장을 설득했음을 공개했다.

또 "남북정상 회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그것을 개최할수 있지 않겠느냐,다른 사람의 말에 따라 결정을 하겠다고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설득을 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해볼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그러나 페르손 총리는 이런 공식적인 것 외에 숨은 메시지가 더 많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을 전해 달라고 한 것 이외에도 5시간 동안이나 얘기를 하다 보니 말과 말 사이의 미묘한 뉘앙스라든가,굳이 구두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보기에는 어떤 메시지였다든가 하는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페르손 총리는 "장장 5시간에 걸쳐 얘기를 나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이런 속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페르손 총리는 "북한측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아주 인상적이었다"면서 "북한 지도자는 EU와 북한의 협력에 대해서 많은 바람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페르손 총리는 이런 김 국방위원장의 ''태도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북한이 개혁 개방의 길로 나오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며 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