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韓 외국 경제단체장에 듣는다] 자크 베사드 < EU상공회의소 회장 >

-최근 스웨덴 총리와 주한 독일상공회의소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는 등 대북 문제에 있어서 EU(유럽연합)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유는.

"미국 부시 행정부 집권 이후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다소 냉각돼 있기 때문으로 본다.북한은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 이후 개방의 전기를 마련했으며 이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북한도 EU와의 접촉을 늘리려 하는가

"그런 것 같다.유럽은 정치적 군사적으로 북한의 적이 아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외부와의 대화 채널을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줄(대화창구)을 얽어 놓으면 연결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 -IMF 체제이후 한국에서 외국기업의 영향력이 너무 커진 것 아닌가.

"잘못된 생각이다.

IMF 체제이후 외국 기업수가 세 배 정도 늘어 갑자기 많은 것처럼 보일 뿐이다.외국 기업은 돈을 가지고 들어와서 공장을 짓고 현지인을 고용하며 기술개발에도 투자한다.

다국적 기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한국도 경제 위상에 맞게 해외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

-조선과 자동차 문제로 외국과의 무역마찰이 심각해지고 있다.

"자동차 시장은 더 개방하더라도 한국으로선 손해볼게 없다.

개방을 안해서 미국이 무역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에서 선방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받을 타격은 클 것이다.

조선의 경우 EU와 한국 정부가 서로 상대방이 보조금을 지급한다며 싸우고 있는데 무역 마찰과 분쟁으로 확대될 경우 장기적으로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EU위원회와 한국 정부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만 이해했으면 좋겠다"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기업 지원 문제에 대해 불만이라고 얘기했는데.

"기업은 경쟁력이 있으면 살아남는 것이고 없다면 퇴출돼야 한다.

이것이 시장원칙이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매각이 지연돼 부실이 커졌다.

지금 상황에서는 GM을 포함해 어떤 기업도 통째로 사가려 하지 않는다.

개별 공장을 인수한다 해도 큰 돈을 주고는 사지 않을 것 같다.

대우자동차가 외국 기업에 인수되면 기술제휴, 해외판로 확보 등을 얻게 된다"

-한국 기업들이 외국 자본에 지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들은 주식에 투자했을 뿐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지는 않다.

한국인들은 IMF 체제이후 기업 경영의 투명화, 규제 완화, 자유무역 측면에서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

물론 주주 중심의 경영문화는 아직 덜 정착됐다.

CEO(최고경영자)는 다음 임기에서 주주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결의를 통해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한국이 이 방향으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 약력

프랑스 출생
1981년 에콜 데 오트 에튀드(HEC) 고등상업전문학교 입학, 금융.기업전략 전공
1984년 크레디리요네 입사
1992년 파리 샹젤리제 지점장
1997년 서울지점(한국컨트리 매니저)
2000년 주한 EU상공회의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