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 '메가톤급' 혁신 필요"..'PD메이커' 불합리성 지적

불법유통과 무자료거래 등 음반시장의 부조리를 해소하려면 제작시스템부터 대대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중음악평론가 신현준(경제학박사)씨는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문화연대)가 최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음반시장 활성화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방향" 공청회에서 "기획사(PD 메이커)가 음반사에서 부채나 다름없는 선수금을 받아 음반을 제작하는 시스템은 "한탕주의" 유혹을 낳고 이는 불건전한 유통관행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신씨는 "80년대말부터 국내 가요계에 도입된 "PD메이커" 시스템은 신인 가수와 스타 발굴 기능의 가능성을 보여 줬지만 음반제작사가 위험부담을 기획사에 떠넘기는 장치로도 이용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계약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배급과 유통의 현대화가 이뤄지더라도 음반판매의 불균형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90년대들어 댄스그룹 등 "아이돌 스타 시스템"에 의해 국내 음악산업이 단기적으로 활성화됐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한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지난 97년말 외환위기 이래 촉발된 도매상과 소매상의 연쇄부도가 그 증거라는 것이다. 그는 "음반유통업체의 잇딴 도산에는 어음거래와 무자료거래 관행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면서 "채권과 대금 회수에 관한 자료가 없어 도미노식 도산이 일어났고 이로 인해 지난 97년 51개였던 도매상이 현재 23개로,소매상은 4천여개에서 1천5백여개로 격감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음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작사와 음악인(가수,작곡가,연주인)사이의 계약관행 개선 음반배급에 관한 적절한 대안 마련 음반 물류 현대화와 정보화에 대기업 및 외국기업 참여 유도 디지털 온라인 음악시장 개척 온라인 다운로드 시장에 필요한 법제 마련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