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량 경영 '절반의 성공'..메디슨 사례로 본 벤처 '구조조정 현주소'

벤처 불경기 속에서 "생존의 몸부림"이 거칠어지고 있다.

구조조정 성공 여부에 벤처 CEO는 물론 벤처캐피털 및 금융가의 촉각이 한층 더 예민해지고 있다.자연스럽게 한국 벤처의 "축소판"으로 여겨지고 있는 메디슨에 이목이 더 집중되고 있다.

메디슨을 "나침반"으로 삼아 한국 벤처의 현주소와 불경기 탈출 확률을 추정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메디슨은 자타가 공인했던 한국 벤처의 대표주자였다.불경기와 더불어 유동성 위기로 고통을 당했다.

또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메디슨의 구조조정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투자지분 정리와 회사 분할이다.

유가증권(투자지분)을 처분해 빚을 갚아 나감으로써 지난해 하반기의 유동성 위기가 재연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

또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복잡하게 보이는 법인체(회사)를 초음파진단기 제조회사와 투자회사(또는 지주회사)로 양분한다는게 메디슨의 생존 전략이다. 투자 지분 정리 =메디슨은 지난 3월20일 한글과컴퓨터에 투자했던 지분중 잔여분인 71만주를 처분했다.

비트컴퓨터(메디슨 지분 7%)와 바이오시스(20.6%)에 대한 지분도 대부분 정리했다.

메디다스에 대한 지분율도 크게 줄였으며 프로소닉 주식도 계속해서 팔고 있다.

메디슨은 일단 지난 3월말까지 처분할수 있는 주식은 거의 다 처분했다고 밝혔다.

환금성이 큰 상장주는 대부분 내다 팔았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메디슨의 지분정리 계획안중 메리디안 메디너스 메디페이스 바이오메드랩 사이젠하베스트 등의 지분 처분은 현재로써는 요원하다.

비상장(등록) 주식이기 때문이다.

이들 출자지분은 코스닥시장이나 미국 OTCBB(장외시장)에 등록 시킨후에야 처분이 가능하다.

회사분할 추진은 느림보 =메디슨의 발표대로라면 금년 상반기중 메디슨 법인은 초음파진단기 제조회사와 투자회사(또는 지주회사)로 분할돼야 한다.

메디슨 박형준 홍보팀장은 "회사 분할의 기본원칙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사회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에 따르면 투자회사의 경우 투자회사, 지주회사, 일반회사중 어느 형태로 가져갈지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사분할의 방식도 인적분할로 할지, 물적분할로 할지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세법과 지분처분 용이성등을 고려할때 회사 성격이 무척 중요하며 예상외로 검토기간이 길어진다는 얘기다.

동시에 메디슨 관계자는 이민화 회장이 구조조정이후 일선에서 퇴진키로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확정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긴(?) 터널 =지난해부터 시작된 지분정리에도 불구하고 회계상으로는 "약효"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메디슨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중 오히려 5백억원에서 9백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렇지만 메디슨은 일거에 차입금을 갚을 계획이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독일 현지의 자회사인 크레츠테크닉(지분율 65%)의 매각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테헤란밸리와 증권가에서는 크레츠테크닉 매각이 메디슨의 유일한 희망이라는 동정 어린 분석이 파다하다.

크레츠테크닉 주가 시세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각할 수만 있다면 1천5백억원 정도의 현찰을 손에 쥘 수 있는게 사실이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진해온 크레츠테크닉 매각건은 아직까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벤처캐피털과 증권가에서는 증시 약세로 메디슨의 비상장 자회사 출자지분 정리가 힘들어지고, 독일 현지 자회사 매각도 현재로선 "희망사항"에 불과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따라서 메디슨의 터널탈출 성공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채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하는 전문가들이 아직은 우세하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