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꾼에서 서울대 수석입학, 다시 복서로

막노동을 하며 고교 졸업 6년 만에 서울대 인문계 수석을 차지했던 장승수(30·법학부 4년)씨가 복서의 길을 준비하고 있어 화제다.

1996년 서울대에 합격한 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책을 내 눈길을 모았던 장씨는 지난해 말 프로 테스트를 통과하고 요즘 링 위에서 한창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올 초 사법고시 1차 시험을 통과한 1백59㎝,52㎏의 자그마한 몸매인 그는 복부에 임금 왕(王)자가 또렷하게 새겨질 정도로 경량급 복서의 근육을 완전히 갖췄다.

대원권투체육관에서 훈련에 전념하고 있는 장씨는 다음달 사법고시 2차 시험을 앞두고 도 하루도 훈련을 거르지 않을 정도로 복싱에 푹 빠져 있다.

중장비조수 식당배달원 택시기사 가스배달원 막노동꾼에서 서울대 수석 합격생까지 험하고도 다양한 길을 걸어온 장씨가 법조인의 길과 복서의 길 중 어떤 선택을 할지 다시 세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김진길(61) 관장도 "연타가 좋고 순발력이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정신력이 대단하다"며 장씨를 ''악바리''라는 한마디로 평가했다.

하루 13시간씩 책과 씨름하면서도 봉천동 자취집에서 2㎞ 떨어진 체육관까지 로드워크하는 기분으로 뛰어다닌다는 장씨는 "기회가 된다면 복서의 길을 걸을 생각도 있다"며 새로운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