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佛 '공직 인기도' 하락

프랑스 공무원 이직이 급증하고 있다.

신규 채용 지원자수도 격감하고 있다.불경기가 계속되던 3∼4년 전만 해도 공무원은 실직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평생직업으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공무원은 철밥통''이란 공식도 더 이상 매력을 끌지 못하고 있다.

공직 기피 이유는 민간기업에 비해 급료가 너무 적다는 것.그러나 고위직의 경우 급료보다는 경직된 반복적 업무와 비창조적 근무 환경을 첫 번째 이직 이유로 꼽는다.

이와 함께 최근 경기 회복으로 민간기업의 신규 채용이 늘자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는 공직자도 늘고 있다.

특히 잘 나가는 부처 고급 공무원들의 이직 현상이 심하다.재무부의 경우 지난 1년간 국장급 공무원 10여명이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크리스티앙 소테르 전 재무장관 보좌관을 지낸 프레데릭 라브니에는 지난해 BNP 파리파 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느 르로리에 재무 부국장은 피마락 그룹으로 갔다.최근엔 역시 국장급 관리 두사람이 사표를 내고 각각 스코르 보험회사와 LVMH 그룹으로 직장을 옮겼다.

국방부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매년 초급 공대 졸업생을 모집해 IT(정보기술) 기술자로 양성한 후 군대에 파견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의무 복무기간 5년을 마치면 민간 정보통신 업체로 직장을 바꾸거나 아예 벤처기업가로 새출발을 한다.

지난해에는 국방부 소속 정보 기술자 90명이 군복을 벗고 민간기업으로 갔다.

명문대 졸업생들의 공직 기피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역대 총리와 각료들을 배출한 고위 공직자 양성 기관으로 유명한 국립행정 대학원(ENA)은 입학 지원자수가 80년대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파리 정치대학교(IEP)는 매년 전체 졸업생 절반 이상이 공직에 진출했으나 지난해에는 지원자가 격감해 13%만이 공무원이 되었다.상황이 이러다 보니 최근 들어선 ''공직인기도'' 하락과 관련한 공무원 사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 마저 나오고 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