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역외매도와 롱처분으로 하락세

환율이 역외세력에 의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역외매도세가 개장초부터 강하게 나와 은행권의 롱처분물량이 동반되면서 1,300.50원까지 떨어졌으나 다시 역외세력이 매수쪽으로 돌아서면서 재반등했다. 환율은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날보다 4.10원 낮은 1,301.80원을 가리키고 있다.

역외매도세 출현이 상승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으며 달러/엔 움직임과의 연동성을 다소 끊어냈다. 달러/엔은 뉴욕장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달러/원은 쭉 미끄러졌다.

달러/엔이 상승분위기를 타고 있었음에도 역외에서 매도한 배경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나 뚜렷한 방향성을 지닌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또 하락배경에 모 투신사의 외국인직접투자자금이 있었던 것으로 한 시장관계자는 말했다. 금액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달러/엔 환율은 시오카와 마사주로 일본 재무성 장관과 닛케이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오카와 장관은 "외환시장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며 "환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해 달러/엔이 122.40엔까지 떨어졌었다.

최근 달러/엔이 주시하고 있는 닛케이지수가 사흘간의 하락세를 딛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달러/엔 하락을 도왔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세력에 의해 시장이 움직였다"며 "지금은 역외에서 조금씩 사고 있어 은행권의 달러되사기도 진행이 되긴 하나 규모가 크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과 잠시 연결고리가 끊어진 듯 했으나 여전히 달러/엔이 상승하면 이에 따르게 돼 있다"며 "달러/엔에 아직은 민감할 수밖에 없으며 FDI자금이 확실히 가시화되고 수급에 의한 장세가 완연히 펼쳐져야 분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은 10일 뉴욕장 달러/엔 환율과 역외선물환(NDF)시장 환율의 오름세에 자극돼 전날보다 1.60원 높은 1,307.50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달러/엔이 약간 내려앉고 역외매도세와 은행권의 롱처분물량으로 시장의 물량압박이 강해지자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고 저점을 넓혀 1,300.50원까지 주저앉았다가 소폭 반등했다.

한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국내 은행들에 대한 등급을 재조정, 리스크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은행이 기존 9개에서 13개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