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은행만 감싸는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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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빚이 얼마나 되는지 밝히는 것에 그동안 기업측 불만이 많았다"
14일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빚(신용공여)이 많은 순서대로 ''60개 주채무계열 선정''이란 자료를 발표하면서 강조한 대목이다.금감원은 기업의 경영내용이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개별 기업에 대한 빚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자료는 이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금감원은 지난 9일 5대 계열,30대 계열,60대 계열의 빚을 두루뭉실하게 집계한 발표 자료를 내놨다.이 자료에 개별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계열(그룹)별 빚 규모와 관련된 수치는 전혀 없었다.
기자들은 ''부실 자료''라며 계열별 빚 규모를 밝히라고 즉각 요구했다.
자산기준으로 30대 그룹을 선정,부당 내부거래와 출자총액을 규제하는 것이 공정정책을 내세운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라면 60대 주채무계열은 채권자로서 은행이 기업별로 여신 건전성을 높이도록 이끌어가는 기본틀이다.그만큼 투자자라면 개인 기관 할 것 없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업평가 정보라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이 자료는 금감원이 1년에 한번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료다.
"투자자들은 금융회사의 여신 현황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를 알 권리가 있다.정확한 자료를 접하지 못해 어긋난 투자를 하게 된다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여론의 거듭된 자료 요청에 금감원은 "정 그렇다면 요만큼만은 보여주겠다"고 추가 자료를 낸 꼴이다.
5대 그룹의 빚 규모만 추가로 밝힌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같은 태도는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똑같은 자료를 발표하면서 1∼60대 그룹의 신용공여 규모를 억원 단위까지 모두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까지의 발표 관행이 잘못됐던 것이며,올해처럼 공개하지 않는 게 사리에 맞는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5대까지는 ''기업정보''를 공개해도 되고 6대이하는 안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이미 일부 기업의 빚 규모가 국회를 통해 구체적인 숫자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다수의 투자가는 외면한채 은행측만 감싸고 돈다"는 비판에 금감원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허원순 경제부 기자 huhws@hankyung.com
14일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빚(신용공여)이 많은 순서대로 ''60개 주채무계열 선정''이란 자료를 발표하면서 강조한 대목이다.금감원은 기업의 경영내용이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개별 기업에 대한 빚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자료는 이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다.
금감원은 지난 9일 5대 계열,30대 계열,60대 계열의 빚을 두루뭉실하게 집계한 발표 자료를 내놨다.이 자료에 개별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계열(그룹)별 빚 규모와 관련된 수치는 전혀 없었다.
기자들은 ''부실 자료''라며 계열별 빚 규모를 밝히라고 즉각 요구했다.
자산기준으로 30대 그룹을 선정,부당 내부거래와 출자총액을 규제하는 것이 공정정책을 내세운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라면 60대 주채무계열은 채권자로서 은행이 기업별로 여신 건전성을 높이도록 이끌어가는 기본틀이다.그만큼 투자자라면 개인 기관 할 것 없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업평가 정보라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이 자료는 금감원이 1년에 한번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자료다.
"투자자들은 금융회사의 여신 현황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를 알 권리가 있다.정확한 자료를 접하지 못해 어긋난 투자를 하게 된다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여론의 거듭된 자료 요청에 금감원은 "정 그렇다면 요만큼만은 보여주겠다"고 추가 자료를 낸 꼴이다.
5대 그룹의 빚 규모만 추가로 밝힌 것이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같은 태도는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똑같은 자료를 발표하면서 1∼60대 그룹의 신용공여 규모를 억원 단위까지 모두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까지의 발표 관행이 잘못됐던 것이며,올해처럼 공개하지 않는 게 사리에 맞는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5대까지는 ''기업정보''를 공개해도 되고 6대이하는 안된다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이미 일부 기업의 빚 규모가 국회를 통해 구체적인 숫자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다수의 투자가는 외면한채 은행측만 감싸고 돈다"는 비판에 금감원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허원순 경제부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