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까진 시간걸릴듯..美 올들어 5차례 금리인하 '이벤트'

''이벤트는 끝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했지만 뉴욕증시와 국내증시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예고된 호재가 미리 주가에 반영돼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예정된 뉴스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미국시장과 마찬가지로 최근 이어진 소강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종합주가지수의 탄력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대우자동차 매각과 하이닉스반도체 외자유치등 국내 증시를 억눌러온 악재요인이 해소될 경우 숨고르기를 마친뒤 종합주가지수 6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 효과=올들어 미국이 5차례 금리를 내렸지만 기습적인 인하때만 시장이 반응했다.예정된 회의에서 금리를 내린 경우엔 미국시장과 국내시장 모두 오히려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역시 종합주가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문제는 4월 이후 시장을 견인했던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강화될 수 있을지 여부다.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도 주요 변수다.

박준범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리인하는 경기의 둔화나 침체를 막고 회복세를 앞당기려는 방어적인 조치"라며 "금리인하가 멀리보면 국제유동성 증가로 연결돼 외국인이 주식을 살 수 있는 매수여력이 커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금리인하가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지표상으로 가시화되지 않는 한 당장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600선 돌파 시도할까=전문가들은 당분간 570∼600선에서 횡보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주가가 정체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만 나홀로 오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덩치 큰 지수 관련주들은 외국인지분한도 소진과 지분율 상승 등으로 탄력을 받기 어렵다.

외국인도 지수관련주보다는 업종대표주나 중저가 우량주 위주로 매수에 나서고 있어 지수의 탄력적인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하지만 지수 550선에 대한 하방경직성은 보다 견고해진 측면도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연초부터 5차례 이어진 금리인하 효과는 2·4분기 이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시장이 이를 선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상승쪽에 무게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상승모멘텀은 국내에서=미국 시장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하지만 미국증시 역시 정체상태에 놓여있어 외부요인에 대한 의존도는 크게 약화된 상태다.

따라서 국내요인이 증시를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규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시장관심이 대우자동차 매각과 하이닉스반도체 및 현대투신 외자유치 등의 구조조정과 개별기업의 실적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말했다.온기선 동원경제연구소 이사는 "최근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이 회복되는 것이 관건"이라며 "개별종목 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