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 컴퍼니] 금융 : '국민은행'..작년순익 7천2백억 '사상최고'

국내 은행들은 지금 금융구조조정이란 격랑을 헤쳐나가는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하는가 하면 수익성에 기반한 경영,부실여신을 줄이기 위한 리스크관리 등에 정력을 쏟고 있다. 이같은 격동기의 한국 금융산업계에서 유독 눈에 띠는 은행이 바로 국민은행이다.

국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주택은행과의 합병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 만은 아니다.

튼튼한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국내 최대은행으로 자리를 확고히 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계에서는 서민금융기관으로 탄생했던 국민은행이 외환위기이후 옛 한일 상업은행과 제일 서울 외환 조흥은행 등 기업금융에 강했던 은행들이 부실채권정리에 여념이 없는 틈을 타서 소매와 기업금융을 모두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국내 리딩뱅크로 올라섰다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거의 전부문에서 금융권 수위를 달리고 있다.

영업규모면에서는 지난 3월말 현재 총자산 1백3조2천9백45억원,자기자본 4조4천9백83억원으로 국내 최대다. 4월말에는 총수신 76조 4천8백49억원,외화 및 원화대출금을 포함한 총대출금 50조9백76억원을 기록했다.

경영 질적인 측면에서도 성적이 우수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7천1백97억원으로 금융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데 이어 지난 3월말 2천4백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금융회사중 최고의 당기순이익이다.

각종 경영지표 또한 선진국 은행 수준에 버금가는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ROA(총자산순이익률)는 1.20%,ROE(자기자본순이익률)22.77%에 달한다.

자산건전성 역시 연체비율 3.06%,고정이하여신비율은 6.49%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이같은 발전은 무엇보다도 탄탄한 수익기반에서 찾을 수 있다.

1천4백50만명에 달하는 거래고객을 토대로 한 시장점유율과 자금의 조달 및 운용구조가 매우 양호하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이후 자회사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도 한몫하고 있다.

국민카드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회사들이 경쟁력을 갖추어 국민은행의 수익력을 배가시켜 주고 있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시장을 움직이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국내 최초로 부동산간접투자상품인 "부동산투자신탁"상품을 판매해 은행권에서 붐을 일으켰고 고객이 자유롭게 추가불입할 수 있는 "국민수퍼정기예금"을 판매해 석달만에 10조원의 자금을 모으는 성과도 올렸다.

이밖에 자동차구입자금 대출상품인 "뉴 오토론""개인택시구입자금대출""등 맞춤형 개인대출상품을 판매하는 등 틈새시장 개척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앞에서는 서민금융기관이라는 과거의 평가도 이젠 한물갔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기업대출금이 지난 4월말 현재 31조8천억원으로 시중은행중 가장 많다.

또 파생상품개발,SOC프로젝트 파이낸싱,M&A(기업인수합병)등 각종 첨단 금융업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원/달러 현물환 딜링 규모는 7백62억달러,선물환.스왑딜링은 4백16억달러로 국내 금융기관중 최대규모를 자랑했다.

투자금융부문에서도 1조1천1백15억원의 금융주선 실적을 올려 국내1위,아시아18위,세계50위권에 진입하는 등 국내 최고의 투자은행의 면모를 보였다.

최근에는 내부조직 강화및 선진금융시스템 도입에도 열성을 보이고 있다.

조직 및 개인의 성과평가시스템을 개선해 성과연동형 보상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성과중심문화로 조직분위기를 바꿔가고 있는 중이다.

또 변화와 개혁을 선도하기위해 행내벤처제도인"프로 Biz"제도 실시하는 등 행원들을 개혁에 동참시켜 국내 리딩뱅크로서 위상을 다지는데 몰두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은행과 합병을 하면 세계 60위권의 초대형은행으로 탄생한다"며 "여수신금리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리딩뱅크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